2012년 6월3일 일요일 오전 10시3분
북쪽의 927번 지방도로와 남쪽의 59번 국도를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2차선 도로인 도락산로변 빗재에서 차를 내려
황정산 산행을 위해 산행로로 접어든다.
행정구역상 충북 단양군 대강면 직티리인 이곳 빗재(직티)의 해발고도는 636m이다.
오전 10시7분
울창한 숲길이 이어지는 오르막 산길이 이어지던 중 잠시 뒷편인 북서쪽으로 하늘이 열린다.
멋진 암릉으로 유명한 도락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산 중턱의 원색 건물이 자연 경관을 심하게 해친다.
아마도 근래 급속히 성장하는 단양 광덕사의 부속건물인 보궁전 건물이 아닌가 싶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해치는 종교 시설들이 심히 못마땅하게 여겨진다.
오전 10시20분
온갖 기암괴석으로 뒤덮인 바위산으로 알려진 황정산이건만 빗재에서 오르는 산길은
산행 기점인 빗재에서 600 여 m를 지나온 지점까지도 울창한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곳에서 황정산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2.7km이다.
처음 산행을 시작한 '빗재'는 핏재, 피티, 또는 직티 등으로 불리는데,
예전에 피 천 석을 할 정도로 피 농사를 많이 지었다고 해서 방곡 방면의 골 이름을 피티골이라 했다.
순 우리 말인 '피티' 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자로 옮길 때 직치(稷峙)가 되었고
이후 피티, 직치, 직티가 함께 쓰이고 있다.
오전 10시25분
남북 양방향으로 조망이 트이는 크고 넓은 바위를 만난다. 등산지도상에는 '전망바위'라 표기되어 있다.
해발 964m인 도락산이 눈 앞으로 성큼 다가 온다.
청풍명월의 도를 즐기는[道樂] 산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라는데, 그럴듯 해 보인다.
이곳의 해발 고도도 800m 에 가까워진듯 하다.
동쪽 방향으로 멀리 보이는 능선이 아마도 도솔봉에서부터 좌측 방향으로
제2연화봉,제1연화봉,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소백산 주능선인듯 싶다.
옅은 안개로 시계가 불량함이 아쉬운 대목이다.
전망바위를 지나면서 부터 오르막 경사는 완만해 졌지만
이와 같은 각양각색의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나타난다.
가뜩이나 바위를 헤집고 지나느라 더디어진 걸음걸이인데,
멋진 경치를 구경하는라 걸음은 이제까지보다 한층 더디어 진다.
오전 11시8분
해발 950m 지점인 남봉을 지나면서부터 남동 방향으로 이어지던 산행로는
방향을 크게 틀어 북쪽 방향으로 이어진다. 10여분 이상 이어지는 산행길은 이와같은 아찔한 바위능선길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오싹할 정도로 깊은 낭떠러지인만큼 눈 앞에 펼쳐지는 경치는 가히 일품이다.
온몸에 흐르는 땀이 산 바람을 맞으며 씻겨져 가는듯 하다.
아찔한 절벽 아래 경치를 바라보다 정신을 차려 앞을 보니 특이한 형상의 바위가 앞을 가로 막는다.
등산지도를 보니 '기차바위'라고 표기된 것이 보인다. 내 눈에는 쥬라기공원에 사는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의 얼굴을 찌그려 놓은듯 보인다.
하긴 바위 이름이 무슨 대수이겠는가?
수백명에 달하는 국회의원은 물론 수십명에 불과한 장관 이름도 애써 기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내 입장에서는..
하긴 그 수백명에 달하는 내가 생각하기에 "잉여인간(剩餘人間) 축에도 못 끼는 그들을..
우리 일반 서민들은 평생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위장전입, 세금 체납 등을 밪 먹듯하는 그들을
개 똥보다 더 더럽게 여기는 내 입장이기에 그렇긴 하겠지만..
오전 11시15분
기차바위에 이어 나타난 무척 큰 암릉을 지난 후 뒤를 돌아다 본다.
단단한 바위 틈을 뚫고 올라와 싱싱하게 자라는 소나무의 생명력이 경이롭다.
특히 오랜 봄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 들어가는 요즈음인데도 푸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황정산 정상 바로 아래 지점에서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본다.
1시간이 넘게 이어진 산행길인지라 온 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다 말랐다를 수 차례 반복한 연후이다.
더구나 50여분 전 전망바위를 지나면서 부터 이어지는 암릉 구간에서는 강한 유월의 태양을 온몸으로 받으며 걸었다.
노출된 피부도 붉게 익어 간다.
오전 11시24분
지름 5m 정도의 맨 땅이 붉게 드러난 황정산 정상에는 해발고도 959m 라 표기된 정상석만이
유월 한 낮의 강한 태양 빛에 그대로 몸을 내 맡긴 채이다.
무성한 활엽수림의 짙은 녹음으로 인해 조망이 전혀 없는 정상부 나무 숲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북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바위 능선을 따라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오전 11시31분
유난히 껍질이 붉은 빛을 띄는 적송이 많은 이곳 황정산이지만
이처럼 멋진 가지를 사방으로 뻗은 빼어난 자태를 가진 소나무 주위에서는 자연스레 걸음이 멈춰진다.
산행의 피로는 물론 더위까지 한 순간 가셔지는 듯한 멋진 풍광 앞에서 잠시 숨을 멈춘다.
아주 넓은 너럭바위 위에 길게 드러 누운 것도 모자라 아래로 뻗은 가지들로
마치 지네발 처럼 바위를 딛고 싱싱하게 자라는 거대한 소나무.
이 경이로운 소나무 앞에서는 더 오랜 시간을 머물게 된다.
지도상에 표기된 이 소나무의 이름은 '누운소나무'이다.
넓디 넓은 너럭바위의 다른 한 켠에는 이와같은 고사목도 멋진 경치에 점 하나를 더 찍는다.
이처럼 멋진 풍광에 한참 취해 있으려니 이곳 황정산의 이름이
신선이 거니는 정원이라는 뜻으로 '황정(黃庭)'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얘기에 수긍이 간다.
비교적 일반에 덜 알려진 이곳 황정산인지라
좁고 위험한 암릉 구간을 지날 때도 이처럼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음이 큰 행복이다.
지나치게 많은 인파로 인해 부산스럽기만하던 휴일 산행에서 이처럼 여유로운 산행을 해 본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가? 한적하고 여유로움 또한 오늘 산행에서 얻는 큰 기쁨 중 하나이다.
오전 11시39분
너럭바위를 지난 후부터는 험한 암반 구간이 연이어 이어진다.
이곳 황정산이 바위가 많아 로프를 타야하는 구간이 여러 곳 있음을 사전에 알고 출발한 나는
카메라 렌즈도 비교적 작고 가벼운 것을 휴대해서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산행 경험이 적은 이들, 특히 여성들은 이와같은 암반 구간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
로프에 의지해 오르내려야하는 위험하고 힘든 구간일수록
이처럼 멋진 풍경으로 산꾼들에게 보상해 주는 자연의 지혜를 배운다.
힘든 과정을 겪은데 대한 보상은 이처럼 달콤하다.
위험한 구간이 계속 이어지지만 산행 경험이 많은 남성들의
동행한 여성들은 물론 처음 보는 사람들에 대한 헌신적인 배려가 연이어 이어지기에
모두들 행복한 웃음꽃을 피우며 안전하게 산행길을 이어간다.
연이어 이어지는 위험한 구간이지만 몇 차례 잡아 본 로프를 잡는 손길들이 이제 조금은 자연스럽다.
아찔한 구간을 지난온 뒤 자신이 지난 길을 뒤돌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현장이다.
낮 12시12분
30여분 이상 유격훈련을 하다시피 로프에 의지에 험한 바위를 헤치고 지나기를 여러 차례 거친 후
하산 지점인 황정리까지 3.13km 가 남았음을 알려 주는 이정표 앞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앞으로 나가야 할 북쪽을 바라보니 험한 바위 봉우리인 영인봉이 눈 앞에 버티고 있다.
50분 전에 출발한 황정산 정상에서 이곳까지 거리는 불과 520m 이다.
그만큼 조금 전 지나온 암반 구간이 험한 산길이었음을 말해 준다.
영인봉으로 오르는 산 사면은 온통 크고 작은 암반 투성이다.
짧은 휴식을 끝낸 후 해발 850m 영인봉을 향해 다시 오르막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영인봉을 오르며 지나온 산길을 뒤돌아 본다.
황정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산 사면에 한 폭의 수채화가 펼쳐진다.
저토록 험한 산길을 어떻게 헤쳐왔을까를 생각해 본다.
등산로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다.
때 묻지 않은 저 모습이 오래오래 보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로프를 타고 오르내리는 등산로를 그대로 유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국립공원의 경우처럼 철제 사다리를 설치하여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 없기만을 바란다.
해발고도 959m 인 황정봉에서 해발고도 700m 대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850m 인 영인봉으로 오르려니
이전보다 더욱 힘이 든다. 더구나 온통 이와같은 험한 바위를 헤치며 오르는 산길이다.
오랫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때문에 간혹 발밑에 밟히는 흙이 풀풀 날리는 오르막길인지라
미끄럽기도 하려니와 작은 돌이 아래로 굴러 내리기까지한다.
한걸음 한걸음이 무척 조심스러운 오르막 산길이다. 숨이 턱에 차 오른다.
턱에 차오르는 숨을 달래기 위해, 혹은 흐르는 땀을 닦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출라치면
발 아래쪽으로는 어김없이 이처럼 멋진 풍광이 눈에 가득 찬다.
피로회복제가 따로 없다.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진짜 피로회복제는 산길에 있습니다."로 바꾸어야할 것 같다.
낮 12시31분
온몸에 땀이 줄줄 흘러 내림을 무릅쓰고 안간 힘을 다해 바위 틈을 헤집고 오르고 또 오른 끝에
눈 앞에 마치 작은 요새처럼 버티고 선 암반 사이를 뚫고 나간다.
해발고도 850m 영인봉에 발을 딛는다.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는 넓은 공터가 여기저기 산재한 영인봉에서 대부분의 산행객들은 점심과 휴식을 취한다.
오후 1시13분
점심식사와 더불어 달콤한 휴식을 취한 후 지나온 산길인 황정봉 쪽을 뒤돌아 보며 산행길을 다시 이어간다.
영인봉을 지나면서 산행길 방향은 이제 동쪽 방향으로 이어진다.
해발고도 850m 인 영인봉에는 별도의 정상석이 없는듯 하다.
이와같은 이정표만이 외롭게 서 있다.
"영인(英仁)"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무엇일까? 이는 숙제로 남겨 둔다.
영인봉을 지나면서 동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하산 길도 어김없이 험한 바윗 길이다.
그러나 황정봉을 지나 영인봉까지 오르며 수차례 유격훈련을 받은 초보 산행객들도
이제는 경험자가 되어 비교적 수월하게 위험 구간을 지난다.
오후 1시27분
하산길은 항상 위험 요소기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더구나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이곳 황정산 하산길은
이처럼 깎아지른 절벽 가를 조심스레 지나는 구간도 간혹 나타난다.
아직도 산행이 끝나는 황정리까지는 2.5km가 남았다.
비록 위험한 바위 투성이 하산길이지만
이와같은 멋진 풍광이 눈에 들어오면 반드시 멈추어 서서 카메라 셧터를 눌러야 직성이 풀린다.
산행이 끝나면 다시는 보지 못할 멋진 경치를 눈에 담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오후 2시8분
원통암 앞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해발고도가 630m 정도로 추정되는 이곳 원통암에서
산행이 끝나는 황정리까지 남은 거리는 대략 1.5km정도이다.
고려 공민왕 2년(1353년)나옹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원통암만 얼마 전까지 남아 있었으나
그마저도 지난 1997년에 화재로 불타버렸다고 하니 안타깝다.
원통암 앞에 자리 한 이 멋진 바위의 이름은 "철성암"이다.
높이 7m의 대석 위에 약 15m의 암석이 있는데 암석에는 4개의 수직 균열이 있어
형상이 부처님 손바닥을 닮았다는 연유로 칠성암(七星岩)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한다.
원통암이 있던 자리 큰 암반 앞에는 정체 모를 가건물이 한 채 서 있다.
자연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이 건물이 왜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지?
"원통암(圓通庵)"은 관세음보살의 육근원통(六根圓通)을 상징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옛날 이 암자 뒤의 절벽 석문(石門)에서는 술이 흘러나왔는데,
욕심 많은 고을 태수가 하늘에서 내리는 술을 더 많이 나오게 하려고 구멍을 뚫자
술이 물로 변하여 버렸으므로 주민들이 원통한 일이라 하여
이 일대를 원통골 이라하고 암자를 원통암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 오기도 한다.
오후 2시19분
원통암을 지나면서부터는 계곡 가를 따라 이어지는 비교적 편안한 하산 길이다.
지난 겨울 내내 눈 속에 묻혀 지냈던 낙엽들이 이제 다가올 여름철에
온 산을 뒤덮은 온갖 식물들의 자양분으로 거듭나기 위해 채비를 한다.
낙엽을 밟으며 걷는 느낌이 마치 깊어가는 가을철 단풍산행을 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가을을 연상케 하는 낙엽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여름철이면 흰 물보라를 일으키는
멋들어진 폭포로 탐방객들을 시원하게 해 주었음직한 수직 암반 곁을 지난다.
온 국민이 걱정하는 오랜 가뭄 탓에 계곡의 물이 말라 수직 암반에도 물기만 번져 있을 뿐이다.
영험 좋다고 소문난 곳을 찾아 기우제라도 들여야 할 모양이다.
예년의 경우 7월 하순에 해당하는 불볕 더위 속에서는 도마뱀도 기운이 다 빠진 모양이다.
인기척이 남에도 불구하고 도망 가는 속도가 무척 느리다.
곤충이나 지렁이 등을 먹고 사는 도마뱀은 주로 밤에 활동하는 것으로 아는데,
벌건 대낮에 어인 일일까?
짝짓기 시기인 4~5월에 짝을 못 찾아서라면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인 "짝"에 출연이라도 시켜 줘야하지 않을까?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인공 시설물을 만난다. 목재 데크로 만든 계단이다.
요즘 국립공원을 비롯하여 대도시 인근 산에서 흔히 접하는 인공시설물이 이곳에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조금 못마땅하다.
인기척에 놀란 뱀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달아난다.
내가 무서워 도망하는 것이 아니고, 인공 시설물인 계단이 싫어서일거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오후 2시28분
계곡가를 따라 만들어진 계단을 이용해 하산하는 우리 일행들을 비롯한 몇몇 산행객들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임은 4시간 이상 이어진 산행길의 피로 보다는 바싹 말라 물 한 줄기 보이지 않는
가뭄 때문이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저 골짜기를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또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하산길의 피로가 절반은 감해지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오후 2시35분
해발고도 450m 지점에 이르러 바싹 마른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지난다.
산행길이 거의 끝나는 시점이다.
동쪽 멀리 멋진 바위산이 눈길을 끈다.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를 망원렌즈로 당겨 본다.
온통 바위로 된 봉우리가 우뚝 솟은 모양을 보니 저 산이 아마도
온통 바위로 이루어져 산에 오르는 시간보다 하산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올산"이 아닌가 싶다.
해발 858m 인 "올산(兀山)"의 '올(兀:우뚝할 올)'이라는 한자어가 잘 어울리는 형상이다.
오후 3시14분
산행을 마친 후 귀가 차량이 기다리는 주차장 옆 물가에서 땀에 절은 얼굴과 몸을
시원한 계곡물로 씻은 후 셔츠를 갈아 입으니 비로소 더위가 가신다.
며칠 전인 6월1일에 개장한 해수욕장이 전국적으로 여러 곳이라고 하니
때 이른 더위로 웃음짓는 이들도 있는 어찌 보면 공평한 세상이다.
원통암을 지나면서부터 하산길을 이어온 계곡의 이름은 대흥사골이었다.
대흥사골은 물이 말랐지만, 비교적 규모가 큰 골짜기인 이 "올산천"에는 그리 많은 양은 아니지만
맑은 물이 흐른다.
셔터 속도 1초의 개방에도 비단결처럼 표현되는 저 물 흐름을 보며
입은 옷 그대로 계곡물로 뛰어들며 즐기는 여름 게곡산행이 기다려짐은
주말마다 산행으로 1주일간의 스트레스를 푸는 산꾼들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게다.
오후 3시21분
올산천 변을 노랗게 물들이기 시작하는 금계국을 바라본다.
노란 금계국이 비록 예쁘기는 하나 북아메리카 원산인 이 꽃은 워낙 번식력이 강해서인지
최근들어 산이나 들은 물론 도시의 아파트 화단에까지 온통 금계국 천국이 돼 버렸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이라는 말은 지나친 것은 없느니만 못하다는 뜻이다.
이 금계국의 지나친 번식과 확산으로 인해 우리 재래종 국화 종류들이 종적을 감추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해 보며 휴일 하루 행복했던 황정산 산행을 마감하고 귀가 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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