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톰보리와 잇닿아 있는 쇼핑거리 신사이바시로 들어섰다. 일본의 상가들은 대부분 이와 같은 아케이드 형식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70,80년대 일본의 것을 모방해 서울시내 곳곳에 이런 류의 아케이드 상가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기도 했지만, 이처럼 지붕이 덮인 막힌 공간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향에는 맞지 않았는지 요즘은 거의 자취를 감춘 것 같다.
이곳은 오사카에서만이 아니라 일본 전역, 심지어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곳이다. 명성에 걸맞게 대부분의 점포들이 규모가 크고, 품목별로 전문화된 다양한 상품들로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 잡는다.
아내가 부탁한 화장품을 살까하고 신사이바시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다이마루(大丸) 백화점 신사이바시점으로 들어섰다. 매장 점원들이 고객들이 지나갈 때 마다 눈이 마주치면 미소 지으며 인사를 하는데 조금은 부담스럽다. 매장 한 곳에 있는 책상에는 그 층 담당 직원의 사진과 함께 이름까지 써 놓았다. 한국 백화점에서는 이런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일본인들의 안전 의식은 여기서도 돋보인다. 매장 중앙부에 이렇게 소화전이 설치되어 표지판을 눈에 잘 띄게 붙여 놓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후미진 곳, 일반인들의 눈에 잘 뜨지 않는 곳에 설치하는게 보통이던데..
아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물건을 사 주기 위해 집 전화로, 또 휴대폰으로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일단 쇼핑은 포기하고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 내려가 지하철 선진국인 일본의 지하철 역을 둘러보기로 했다. 일본은 이처럼 우리나라에 비해 매표 창구 및 자동 발권기를 화려하게 꾸며 놓았다. 그리고 알아보기 쉽게 해 놓았다.
지하철 역 구내의 꽃가게와 물품 보관함. 조그만 것에까지 신경을 써서 예쁘게 꾸며 놓은 모습이 눈에 띈다. 퇴근하면서 자그마한 꽃 화분을 사 들고 종종 걸음을 치는 직장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지하철 역 통로 양측의 벽에 마련된 간행물 비치함에는 유난히 구인 정보지가 많다. 구인,구직이 활발하다는 것은 그 도시가 살아 움직임을 뜻하는 것이리라.
도톰보리와 신사이바시를 밤에 들리면 꼭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야 된다는 오사카를 상징하는 구리꼬 아저씨 간판 아래에서 지나가는 일본 젊은이들과 몇 장의 사진도 같이 찍었다.
도톰보리 강 위의 다자에몬바시(太左衛門橋) 아래를 지나는 유람선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약 30분 동안 도톰보리강 주위의 야경을 보여준다는 유람선을 타기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선착장 매표소에서
안내인의 설명을 들으며 각기 특색있는 많은 다리 밑을 지나며 운하 유람은 시작된다. 일본어로만 하는 설명이라 간혹 몇 마디씩 알아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사실 설명을 들을 것도 없고, 눈 요기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구경거리였다.
약 30분간 유람선을 타고 운하 주변의 건물들과 화려한 간판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작은 부분에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일본인들의 성격을 절실히 느꼈다. 이곳은 호텔 건물의 뒷편 모습이다. 벽면에 그려진 여인의 뒷태가 무척 고혹적이다.
이곳은 1922년에 개업했다는 스포츠 관련 제품 판매점 건물 뒤편 외벽이다. 많은 정성을 들여 외벽 치장을 한 정성이 놀랍다.
회전초밥으로 배를 채웠건만 몇 시간째 돌아다니다 보니 배가 고파온다. 군것질을 위해 다시 도톰보리로 들어섰다. 거리 한 가운데 마련된 자전거 보관장소에 자전거가 끝도 보이지 않게 빼곡히 들어차 있다. 저녁 10시경 술을 파는 점포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을 때 멋진 옷을 차려 입은 젊은이들, 미니스커트의 아가씨들이 이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는 모습을 보고 일본의 저력을 실감했다.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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