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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긴키[近畿]지방 여행기(9/10) -도톰보리와 오사카성

도톰보리 거리에는 각양각색의 간판들이 행인들을 유혹한다. 다리가 움직이는 게 간판, 복어 모형을 걸어 놓은 곳 등 간판 구경만으로도 시간이 금방 흘러 간다.

그 중 특이한 간판을 하나 발견했다.

“부탁이예요. 사 주세요! 정이 많은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간판인 것 같다.

우선 허기를 떼우기 위해 일본 전통 음식인 다꼬야끼(문어를 썰어 넣어 밀가루 반죽을 한 후 구워낸 일본식 과자)를 몇 개 사 먹었다. 명성대로 무척 맛이 있었다. 접시는 나무를 얇게 썰어 만든 것이다.

지나다니는 여러 사람에게 몇번 씩 물어보고 확인 후 들어간 일본 전통 우동집. 젊은 주방장의 노련한 솜씨를 구경하는 재미까지 곁들여 정말 맛있는 우동으로 배를 채웠다.

면발의 쫄깃함, 그리고 육수의 독특한 향기. 칭찬할만했다. 가격은 580.

도톰보리와 신사이바시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 탓에 호텔로 돌아와 삼각대를 챙겨 급히 택시를 타고 오사카성의 야경을 찍기 위해 달려갔으나 이미 조명이 꺼진 상태였다. 시각은 밤 11 50분경. 야간 조명을 몇시에 끄는지 모르고 무작정 달려간 내 불찰이다.

그러나,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일. 인적 없이 가로등만 간간히 불을 밝히는 오사카 성 구내로 들어갔다. 성 주위로 깊게 파인 해자에 고인 물위에 비치는 가로등 불빛만이 어둠을 밝혀 주는 인적 없는 곳. 이런 시간에 혼자 이런 곳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은 아마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와 일본 밖에 없으리라.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120초간의 장노출로 어둠에 쌓인 오사카성 천수각을 담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513. 아침 7 27.

일본 체류 마지막 날이다. 일찍 아침 식사를 마치고 호텔을 나서 어제 아침 산책하러 들렀던 우쓰보 공원으로 향했다. 맑고 상쾌한 날씨에 진한 꽃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힌다.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켰다.

공원을 둘러 본 후 주위 골목길을 돌아 보던 중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교회 건물을 발견했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한 집 건너 교회가 있고, 도시 근교 야산에 오르면 교회 십자가밖에 보이지 않는 한국과 달리 교회를 볼 수 없었던 일본에서 ..

오래된 건물이기에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 “오사카교회라는 명판이 붙어 있고.

한쪽 기둥에 이 건물이 문화재임을 알리는 명판이 붙어 있었다.

명판의 내용은 “등록유형문화재 27-0005. 이 건조물은 귀중한 국민적 재산입니다. 문화청” 이었다.

이곳 골목에도 수없이 많은 음료수 자판기가 눈에 띈다. 이 자판기는 모양이 좀 특이하게 생겼다. 좀 더 많은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방법인듯하다.

새벽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사람들은 거의 둘이서 다니는데, 자판기 음료 공급만 전문으로 하는 것 같았다.

골목을 지나던 중 수많은 화분을 보고 꽃집인가 하고 가까이 가보니 꽃집이 아니라 스시 [壽司] 전문 음식점이다. 아마도 수십년은 족히 된듯한 고색창연한 모습이다. 이곳 오사카는 옛날부터 상업이 발달한 곳이어서인지 음식점만이 아니라 각종 점포들에서 고색창연함을 많이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길가에 매달린 이 깡통의 정체는? 바로 담배 꽁초를 버리는 곳이다. 일본은 유난히 길거리를 다니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다. 출근길의 샐러리맨들도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며 한 손으로는 담배를 피운다. 아마도 대부분의 건물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담배를 많이 피우는 일본인들이지만 폐암 발생율이 다른나라보다 낮은건 그들이 즐기는 녹차 때문이라는 얘기도 들은바 있다.

오전 10시반.

일본에서의 마지막 방문 예정지인 오사카성에 도착했다. 오사카성 주위를 한바퀴 도는 유람용 기차이다. 간혹 기적소리까지 울리는 게 옛날 증기기관차 흉내를 내고 싶은 모양이다.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수운이 편리한 우에마치 대지에 천하 쟁탈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성을 축성한다. 그것이 오사카성 [大阪城]이다. 2년 후인 1585년에 5 8, 검은 옻칠을 한 판자와 금박 기와, 금 장식을 붙인 호화로운 망루형 천수각을 완성한다. 그럼으로써 히데요시는 천하 권력자의 권위를 마음껏 과시한다. 그러나 1615년 에도막부가 도요토미를 쓰러뜨리기 위해 벌인 전쟁 '오자카 여름의 진'에서 도요토미의 오사카성은 천수각과 함께 불타버린다.

오사카성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해자를 3중으로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 말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92년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을 침략한 바로 그 인물이다.

오사카성은 오사카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연유로 오사카 시민들에게 훌륭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바로 옆에 NHK빌딩이 위치하는 등 관공서 건물과 대형 건물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