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성 성벽들의 웅장한 모습에서 당시의 내전이 얼마나 치열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일본은 섬나라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다른 나라의 침입을 받은 적이 없었으나 근세 이전까지 내전이 치열했던 나라이다. 성벽의 총 길이는 12km라고 한다.
지금 보이는 이 웅장한 성벽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만든 성벽과는 모양이 많이 달라졌다. 1615년 에도막부가 도요토미를 쓰러뜨린 후 도쿠가와 히데타다는 정권이 교체된 것을 천하에 알리기 위해 도요토미의 오사카성 영역에 석벽을 다시 쌓아올려 성을 새롭게 구축한다.
돌 하나의 무게가 130톤에 달하는 화강암을 사용하여 성벽을 쌓은 곳도 있다. 돌에도 이름을 붙여 놓았다. 130톤짜리 돌의 이름은 Takoisi 또는 Octopus Stone으로 , 또 120톤짜리 돌은 Kimono Sleeve Stone 으로..
이곳 오사카성 내의 천수각 앞에는 타임캡슐을 묻어 두었다. 지난 1970년 엑스포 때 타임 캡슐 두 개를 묻었는데, 그 중 하나는 지난 2000년에 개봉했으며, 나머지 하나는 그 당시로부터 5000년 후인 서기 6970년에 개봉 예정이라는 안내표지판과 함께 타임 캡슐 속에 넣은 물품 목록도 표시해 두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 권력자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1585년에 만든 호화로운 천수각 모습이다. 그러나 당시의 모습은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다.
도요토미 이후 정권을 잡은 도쿠가와 히데타다가 도요토미의 천수각보다 더 큰 규모로 1626년 도쿠가와의 오사카성 천수각을 완성한다. 그러나 이 천수각도 1665년에 소실되고 만다. 그리고 먼 훗날인 1931년에 도요토미가 축성한 오사카성의 천수각을 본떠 도쿠가와의 오사카성 천수대 위에 다시 세워진 것이다
천수각 앞에는 이처럼 관광객들이 천수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설물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너도나도 얼굴 내밀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5월13일
3일간 머물렀던 일본을 떠나 부산으로 향하는 팬스타 써니호에 몸을 실었다. 오사카항이 점점 멀어져간다. 다음 방문시에는 일본의 역사에 대한 공부, 그리고 영어가 너무 약한 일본에서의 자유로운 대화를 위해 일본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서 오리라 다짐한다.
귀국길의 배 안에서의 여흥은 더 즐거운 법이다. 주위 사람들과도 얼굴이 익어서인지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노래자랑 대회가 한창이다. 이날 1등은 삼천포에 사신다는 아주머니가 받았는데, 상품은 이곳 팬스타호의 노래방 무료 이용권이었다.
5월14일
현해탄에서의 일출 촬영을 위해 새벽부터 동쪽 하늘을 주시하며 구름이 걷히기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결국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그나마 다행인건 서서히 날씨가 좋아지는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를 맞은 생쥐 꼴은 되지 않을 것아 다행이다.
멀리 광안대교가 보인다. 이제 30 여분 남짓이면 18시간을 달려온 써니호가 부산항에 닻을 내리게 된다. 오사카 앞 바다보다 훨씬 푸르고 깨끗한 부산 앞바다의 물 색깔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오륙도의 등대와 어우러진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 같다.
아마도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는 행운은 팬스타호를 탔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이리라.
방파제 주위를 지나면서 가장 선명히 보이는 오륙도의 모습이다.
이제 써니호는 접안을 시작한다. 구름이 걷혀가며 푸른 하늘이 서서히 드러나는 부산항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오사카항의 흙탕물 같던 바다 색깔에 비해 너무 맑은 바닷물이다. 빨리 집으로 가서 얼큰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집에 가고픈 마음에 평소 좌석이 좁아 꺼려하던 KTX를 타고 대전역에 내렸다. 대전역 앞에서 좌석버스를 기다리며 바라 본 하늘이 너무 맑고 깨끗하다. 온통 쓰레기로 뒤덮인 버스 정류장 근처 지저분한 길도 지금 보이는 저 하늘처럼 깨끗한 날이 찾아 오기를 바라며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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