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8일 토요일
선유도를 가기 위한 첫 출발지인 서대전역에서 익산행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빗줄기가 점점 굵어진다.
날씨가 좋았으면 행락객들로 붐벼야할 역 광장이 너무나 한산하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모이를 쪼는 비둘기는 부지런히 모이 사냥을 계속한다.
익산역에서 열차를 내린 후 버스를 갈아타고 군산 신항만에 도착한 시각이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 우산을 제대로 들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빗줄기는 온몸을 골고루 적셔준다.
카메라 바디는 물론이고 렌즈에도 빗줄기가 사정없이 내리친다. 수건으로 닦아도 소용이 없다.
아직도 곳곳에 공사가 덜 끝난 신항만에는 작은 어선들만 가지런히 정박해 있을 뿐 적막함까지 느껴진다.
종전같으면 1시간 반 이상 걸릴 선유도까지의 배 시간이 신항만에서 출발한 덕분에 40분만에 선유도에 도착했다.
비는 세차게 내리지만 바다는 비교적 잔잔해서 정원을 다 못채운 적은 수의 승객들은 수월히 섬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점심 식사를 위해 들린 식당 앞 간판 위에서 갈매기가 환영 인사를 한다.
선유도로 떠나기 전 머릿속에 그렸던 선유도 선착장 부근 사진을 담기 위해 오르려했던 망주봉이 빗속에 자태를 드러낸다.
가파른 바위를 기어 오르다시피 해야하므로 세찬 비가 내리는 형편이라 망주봉 오르기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
망주봉 [望主峰]은 높이 152m로, 선유도의 북쪽 끝에 우뚝 솟은 산으로, 2개의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망부석과 같은 형식의 설화가 전한다.
선유도에 유배된 한 선비가 이곳 바위산인 망주봉에 올라가서 한양 쪽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하여 망주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섬 주요 지점을 걸어서 다닐 예정이었으나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지라 4인승 카트(전기 충전식)를 2만원에 전세 내어 다니기로했다.
중간에 관광온 모녀를 추가로 태운 덕에 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
그리고, 추위와 허기에 지친 모녀를 중간 지점 식당 앞에 내려 주고 좀 더 자유로이 이곳 저곳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비바람과 안개로 인해 수평선과 주위를 둘러싼 섬들의 경관을 즐길 수는 없었지만 그 대신 수많은 갈매기떼의 군무를 섬 곳곳에서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면적 2.13㎢ , 해안선 길이 12.8㎞ 인 선유도 [仙遊島] 는 고려시대에는 여·송 무역로의 기항지였을 뿐만 아니라, 최무선이 왜구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진포해전 기지였고, 임진왜란 때는 함선의 정박기지로 해상요지였다.
원래 이름은 군산도(群山島) 였으나 조선 초기에 창설된 수군진영이 세종 때
섬 뒤편 장자대교 초입에서 바라 본 장자도의 모습이다. 장자대교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게 차량은 못다니고 사람과 자전거 정도만 다니는 작은 다리(길이 268m)이다. 그러나 선유도와 연결된 유일한 길목이다.
면적 0.13㎢, 인구 106명(2001)의 장자도 [壯子島] 는 힘이 센 장사가 나왔다 하여 장자섬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한다.
바다에서 조업을 하다가 폭풍을 만났을 때 이 섬으로 피신하면 안전하다 하여 대피항으로 유명하다.
작고 아담한 선유도 몽돌해수욕장 모습이다.
흔히 일반인들에게는 몽돌해수욕장이라고하면 거제도 학동의 몽돌해수욕장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곳 몽돌해수욕장도 밟아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둥글 넙적한고 예쁜 몽돌 들로 이루어진 깨끗한 해수욕장이다.
면적 1.75㎢ ,해안선 길이 11.6㎞ 로 크기에 있어서는 선유도에 크게 뒤지 않는 무녀도 [巫女島] 를 선유도와 연결된 무녀대교 초입에서 바라 본 모습이다.
장구모양의 섬과 그 옆에 술잔처럼 생긴 섬 하나가 붙어 있어 무당이 상을 차려놓고 춤을 추는 모양이라고 하여 무녀도라 부른다.
그러나 옛 이름은 '서들이'였다고 하는데,
이는 바쁜 일손을 놀려 서둘지 않으면 생활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부지런히 서둘러야 살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선유도 선착장 쪽에서 바라 본 무녀도와 무녀대교의 모습이다.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인 2012년에는 군산에서 부터 섬들을 연결한 연육교를 이용하여 자동차로 직접 무녀도까지 연결되는 도로가 만들어질 예정이라 한다.
무녀도에는 초등학교 1개교와 보건진료소 1개소가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는 큰 섬이다.
쉬임 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맞으며 4시간 여를 보낸 선유도를 떠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1971년 7월 대학 2학년 때 여름 봉사활동 준비를 위한 사전 답사차 들렀던 선유도,무녀도 장자도를
37년만에 다시 찾았건만 차분히 돌아보지도 못한 채 떠난다.
선유도(仙遊島)는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중심지이며, 경치가 아름다워 신선이 와서 놀았다는데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
그리고, 고군산군도는 군산 앞바다의 섬무리라는 뜻이다.
즉 선유도(仙遊島)·야미도(夜味島)·무녀도(巫女島)·신시도(新侍島)·장자도(壯子島) ·말도(末島)·곶리도(串里島) 등의 섬을 말한다. 이들 섬 중에서 선유도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여 선유팔경의 하나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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