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3일 오후 5시 22분.
오랫만에 대전 한밭 야구장을 찾았다. 홈팀 한화와 원정팀 두산의 경기다.
현재 페넌트 레이스 2,3위 팀간의 경기이며 3연전 중 마지막 경기로 매우 중요한 경기임은 분명하다.
경기 시작까지 한 시간 이상 남은 관계인지 아직 관중석은 무척 한산하다.
원정팀인 두산 선수들이 경기 전 몸 풀기에 분주하다.
오후 6시 13분.
경기 시작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각. 대부분의 선수들은 경기 준비를 위해 휴식을 취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할 시점이지만 홈팀 한화의 선발 투수 정민철은 이 때가 가장 바쁜 때이다.
경기 시작과 함께 원정팀 1번 타자와 맞상대하기 위해서는 온몸에 열이 후끈 나도록 몸을
충분히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산의 1번 타자 이종욱은 KBO 선수들 중 가장 꾀가 많고
발이 빠른 선수 중 하니이다.
정민철이나 두산 선발 김선우나 둘 다 평균 자책점이 높은 투수들인지라 아마도 타격전이 되리라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오후 6시 25분.
경기 시작 5분 전. 야간경기를 위해 조명탑 6개의 조명이 모두 밝혀졌다.
프로야구 원년의 개막경기부터 관전을 했던 스포츠광인 내가 보기에 대전구장은 대대적 개보수가 절실해 보인다.
지난 20여년간 선수들의 경기력과 관중 수준은 급격한 향상을 이뤘으나 하드웨어격인 경기장 시설은
아직 후진국 수준이다.
조명 상태도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오후 6시 50분 32초.
김태균이 역전 투런 홈런을 치기 위한 스윙을 시작하는 장면이다.
1회초 한화 선발투수 정민철의 난조로 무사만루의 큰 위기를 맞았으나, 병살을 엮어내는 호수비에 힘입어 1실점에 그친 후
곧이은 1회말 공격에서 한화의 주포 김태균이 가볍게 역전을 시킨다.
야구의 정설에 의하면 실점 후 곧 이은 공격에서 한 점이라도 얻는 팀이 강팀의 범주에 속한다.
오후 7시 21분.
붉은 태양이 아쉬움을 남기며 서편 보문산을 넘어간다.
지금은 3회말 한화의 공격. 2회초 수비에서 두산에게 2점을 뺏겨 다시 3대2로 역전 당한 채 끌려가는 한화가
기운을 내어 재역전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마음은 1루측 스탠드를 가득 매운 한화 팬들의 한결같은 염원이리라.
오후 7시 25분.
이제 경기는 중반으로 접어들며 경기의 열기는 더해간다.
경기 시작 한 시간 가까이 경과하며 많이 불어난 한화 응원단의 응원 함성이 더욱 커진다.
그에 따라 치어리더들의 율동도 점점 커지고, 막대뭉선을 흔드는 관중들도 덩달아 열을 올린다.
오후 7시 45분 09초.
한화의 9번타자 김민재가 4회말 역전 투런 홈런을 치는 순간이다.
장타자가 아닌 단거리 타자로 1년에 고작 서너개의 홈런을 치는 김민재가 고참 선수로서의 관록을 과시하는 순간이다.
김민재의 이 한방으로 한화가 다시 4대3으로 점수를 뒤집는 재미있는 경기이다.
오후 8시 13분.
5회말이 끝난 후 잠깐 휴식 시간을 가지며, 운동장 정리. 심판들의 생리현상 해결등으로 분주하다.
5회 초에 두산이 2점을 얻어 5대4로 전세를 역전시키자 잇따른 5회말 공격에서 한화가
1점을 만회하여 5대5 동점인 상태에서 맞은 중요한 휴식 시간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부펜 투수진들을 가동하며 오늘의 승리를 위한 끝내기를 어느 팀이 잘 하느냐를 위해
감독을 위시한 코칭 스태프는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일게다.
나도 삼각대에 올려 놓았던 카메라를 잠깐 떼 내어 경기장 출구 쪽으로 나가 맑고 상쾌한 밤 공기를 맘껏 들이켰다.
오후 9시 6분 22초
6회,7회 각 두차례씩의 공격과 수비를 초긴속에서 끝낸 한화와 두산 선수들. 아마 경기 종반의 두 이닝은 경기 초반의 다섯 이닝보다
더 긴장되고 힘들었으리라.
초긴장 상태의 위험한 균형은 마침내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한화 5번타자 김태완에 의해 깨지고 만다.
스탠드 좌측 상단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6대5로 재역전하는 승리 타점을 올리는 김태완의 멋진 모습이다.
오후 9시 15분.
이제 주중 3연전중 마지막 3차전을 맞아 홈팀 응원을 위해 야구장을 찾은 많은 한화 팬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서려 있다.
9회초 마무리 투수인 외국인 투수 '토마스'가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평소처럼 1점의 리드를 잘 지켜 본인의 세이브 기록 추가는 물론
팀의 3위 유지에도 기여하기를 바라는 홈 팬들의 한결같은 바램이다.
그리고, 그 팬들의 기대를 토마스는 저버리지 않았다. 결국 한화의 6대5 승리로 경기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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