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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화원 백두대간 금대봉(해발 1,418m) 야생화 산행기

2010년 7월3일 오전 11시1분.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주말 아침
남쪽으로 40여리 떨어진 해발 1,567m 함백산에서
북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이 해발 1,442m인 은대봉을 지나
잠시 한숨을 쉬어 가는 곳인 해발 1,268m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을 거쳐 분주령으로 이어지는 야생화 산행을 시작한다.

참고로 이 사진은
지난해 9월5일 오전 10시 39분에 이곳에서 찍은 사진이다.
지난해에는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의
산행이었지만 오늘은 다른 환경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오전 11시8분.
이곳은 등산로 입구에서 사전 예약된 인원수를 확인한 후
국유림관리소 담당자의 주의 사항을 들은 후 출입이 가능한 곳이다.

야생화 천국인 금대봉은 전형적인 육산이다.
비에 젖은 흙길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비옷으로 단단히 무장한 산행객들 중에는
간혹 우산을 받쳐든 이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9월에는 산행로 초입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던
투구꽃,벌개미취,철 지난 동자꽃 등이 아직은 보이지 않고
초롱꽃이 유난히 많이 피어 있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초롱꽃의 잔털에도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혀 있다.

오전 11시34분.
무거운 카메라를 양손으로 번갈아 옮겨가며 빗물을 피하느라
1.3km거리인 해발 1,418m 금대봉까지 30분 이상 걸려 도착했다.
날씨가 좋은 날은 서쪽으로 하이원 스키장의 슬로프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곳이지만 온산을 뒤덮은 구름으로 인해 100m 앞도 보이지 않는다.
빗줄기는 더 굵어지고 비에 젖은 금대봉 정상석 주위에는
한창 제철을 만난 야생화인 범꼬리가 가벼운 바람에 흔들거린다.

참고로 이 사진은
지난 해 9월5일 오전 11시19분 이곳 금대봉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다.
서쪽 방면으로 녹음 우거진 산줄기를 마구잡이로 파헤쳐
벌건 흙빛을 드러낸 하이원 스키장의 슬로프가 뚜렷이 보인다.

범꼬리 무리들 가운데 우리나라 특산종인 장미과 야생화
터리풀이 눈에 들어 온다.
간혹 어린 잎을 식용하기는 하지만 별 쓰임새는 없고
관상용으로 심는 꽃이다.
암술은 5개이지만 유난히 많고 긴 수술이 얼핏 보면
마치 긴 털이 나 있는듯 보이는 꽃이다.

오전 11시42분.
금대봉 정상을 지나 고목나무샘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내리막길은
마치 열대 원시림을 지나는듯하다.
더위가 싫어 마냥 비를 맞으며 걷는 길. 진한 풀냄새가 끊이지 않는다.
이곳 금대봉 등산로는 생태보전지역인지라
사전에 신고하지 않으면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지역인 것이 다행이다.
아마도 내 몰꼴이 마치 물에 빠진 생쥐꼴일듯하다.

비에 젖은 백합과의 꽃 박새가 무척 깨끗해 보인다.
줄기 속이 비어있는 박새는
뿌리줄기에 독소가 있어 과거 농업용살충제로 쓰이기도 했다 한다.

오전 11시47분.
금대봉 정상에서부터 10여분 이상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려오다 보면 넓은 평지에 닿게 된다.
비를 맞아서인지 더욱 깨끗해 보이는 범꼬리 무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사방이 온통 범꼬리 군락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동북부 지방의 산골짜기 양지바른 곳에
주로 분포하는 범꼬리의 개화시기는 6~7월로 요즈음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다.
어린 잎과 줄기는 식용하고,
뿌리줄기는 열을 내리거나 경기(驚氣)를 다스리며 종기의 염증을 없애는 데 사용한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맞고 피어 있는 범꼬리를 자세히 관찰한다.
비 내리는 주말을 맞아 대부분의 인간들은 달콤한 휴식에 빠져 있을 시간.
그러나, 여름 한철을 살다가는 곤충들은 비 내리는 여름날의 휴식을 모른다.
작은 범꼬리 한 송이에도 수많은 곤충들이 생존을 위해 경쟁한다.
얼핏 보니 우리나라 거의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줄각시하늘소도 보인다.

쉬임없이 내리는 장맛비는 소나무 가지도 아래로 늘어뜨린다.
여린 솔잎 끝에도 대롱대롱 맺힌 물방울들이
떨어지고 이어 또 맺히기를 반복한다.
손에 들고 있는 카메라의 렌즈의 물기를 계속 닦아내 보지만
한뼘 이상 튀어나온 렌즈의 경통에도 물이 줄줄 흘러 내린다.

'너를 위한 사랑' , '추억' 등의 꽃말을 가진
우리나라 원산의 꿀풀도 제철을 만나 활짝 꽃망을 터뜨리고 있다.
산기슭의 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주로 서식하는
꿀풀의 꽃속에는 꽃에비해 유난히 많은 꿀이 들어있어
꿀벌들의 생활 터전이기도 하다.
한방에서는 꽃 이삭을 말려 하고초(夏枯草)라하며 이뇨 소염제로 쓰이기도하지만
특히 갑상선 , 인파선에 특별한 효험이 있으며
꿀풀의 속명인 '프루넬라[prunella]'는 라틴어로
편도선염이란뜻인 독일어의 브루넬라[brunella]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또한 영어명인 셀프힐[Self-heal]은 스스로 치료한다는 뜻이다.

맑은 날은 볼 수 없는 이런 장관이 연출되는 날이 비오는 날이다.
작은 가지 끝에 맺힌 물방울들이
마치도 수정 구슬로 엮어 만든 호화로운 샹데리아처럼 느껴진다.

범꼬리에 앉아 꿀을 빠는 나비의 모습이 진지하다.
나의 얕은 지식으로는 왕모시나비인듯하다.
왕모시나비의 경우 첫째 겨울은 알로 보내고,
2년째에는 애벌레가 자라 늦여름에 번데기로 겨울을 난 다음
3년째에 나비가 되어 나온다고 한다.
수태기간이 사람의 두배에 달하는 코끼리와 비슷한 장기간이다.
그러나 나비의 수명은???

7~8월에 꽃을 피우는 꽃쥐손이도 빗물을 머금고 피어나기 시작한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원산인 이 꽃은 그동안 털쥐손이 등으로도
불리어 왔으나 '꽃쥐손이'로 이름을 통일했다 한다.
한방에서는 지사제(止瀉劑)로 사용한다.

낮12시3분.
천상의 화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야생화가 만발한
숲길을 걸으며 쉬엄쉬엄 걷다보니 어느새
'한강 발원지'라는 이정표가 세워진 '고목나무샘'에 도착했다.
이 고목나무샘을 비롯하여 금대봉 기슭의 제당굼샘,
물공의 불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아나는 물이 지하로 흘러들었다가
검룡소에서 다시 솟아나와 514km의 한강을 이루게 된다.

고목나무샘 이정표 바로 옆에 미나리아재비가 노란빛을 발하며 피어 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이건만
이곳 천상의 화원에서는 다른 야생화에 비해 개체수가 적다.
희소성이 있으면 대접을 받는것 같다.

낮12시5분
고목나무샘을 떠나 해발 1,080m인 분주령으로 발길을 옮긴다.
분주령까지 거리는 대략 2.5km정도.
초입부터 무성한 산죽군락을 헤치고 지나간다.
댓잎이 등산바지에 쓸리며 사그락거리는 소리를 연신 이어간다.
그 소리가 경쾌하게 느껴질 정도로 발걸음은 가볍다.
비록 온몸은 비에 젖어 축축하긴 하지만..

낮12시8분.
산죽군락을 지나면서부터는 아름드리 전나무 낙엽송등
키 큰 나무들 사이로 평탄하게 뻗은 능선길이 오랫동안 이어진다.
녹음 짙어가는 여름 숲에서나는 진한 풀내음과
아름다운 야생화를 눈으로 즐기며 걷는 행복한 산행길이다.
온통 녹색인 바탕위에 흰 물감을 뿌린듯한 꿩의다리가
마치 동화속의 백설공주를 연상시킨다.

낮12시51분.
고목나무샘에서 분주령까지 이어지는 1시간 이상 거리의 산길은
야생화보다는 나무숲을 감상 하는 길이다.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능선길은 산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비에 젖은 몸을 조금은 시원하게 해 준다.
왼쪽은 정선군,오른쪽은 태백시이다.
숲길은 온통 안개로 자욱하다.
이 안개를 멀리 산 아래에서 보면 구름으로 보일게다.

오후 1시1분.
비를 맞으며 걷기를 두시간 째.
온몸은 물론 손에 들고 있는 카메라도 온통 빗물이 흐를 정도이다.
일기예보로는 점심 때쯤 비가 그친다고 했었는데 걱정이다.
비를 더 맞았다가는 카메라가 문제가 될듯하다.
몇십만원짜리 디카도 아니고...
지난해 9월에는 동자꽃,둥근이질풀,투구꽃 등이 만발했던 숲이 아직은
꽃봉오리도 맺지 못한채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꽃 피울 그날을 기다린다.

대표적인 여름 야생화인 나비나물이 봉오리를 맺은채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는 것을 보니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 왔음을 실감한다.
잎이 두 장씩 붙어있는 모습이 나비같다 하여 이름지어진 이꽃은
꿀벌이 좋아하는 꽃인지라 양봉농가에 큰 도움을 주는 꽃 중 하나이다.

5월에 피는 꽃이어서 요즈음은 보기 힘든 광대수염에서
맛있는 꿀을 빠는 꿀벌의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인다.
꿀풀과인 광대수염꽃도 어린시절 산간지방에서 자란이들은
꽃을 따서 꿀을 빨아먹던 기억이 날 것이다.
대부분 흰색인데 비해 처음으로 분홍빛 꽃을 보니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오후1시27분.
넓은 초원이 펼쳐진 해발 1,080m분주령에 도착했다.
이제 비는 그쳤다.
그러나 짙은 안개가 바람에 이끌리며 주위를 휩쓸고 다닌다.
지난해 9월 노란색 꽃을 서로 뽐내던 마타리,짚신나물 등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넓은 초원의 식물들은 거의 쑥이니 말 그대로 쑥대밭인 셈이다.

막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짚신나물이 보인다.
그 앞을 안개가 시샘하듯 가로막으며 지나친다.
우리나라 원산의 여름 야생화인 이 짚신나물을 선학초(仙鶴草)라고도 부르는데,
옛날 과거를 보러 먼길을 걷던 선비가 피로에 지쳐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지나던 두루미가 물어다 준 풀을 씹어 먹은 후
씻은듯이 나았기에 “선학(仙鶴)이 선초(仙草)를 보냈다.” 하여
그 이름을 얻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실제로 집신나물 추출물은 독성이나 부작용이 없는 암치료약으로 알려져 있다.

남향한 경사면에는 하늘나리도 한 두송이씩 피어나기 시작한다.
백합과의 나리꽃중 가장 많이 알려진 참나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리꽃들이 아래를 향하여 피는데 반해
이 꽃은 크기는 작지만 하늘을 향해 피기 때문에 하늘나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나리뿌리는 기침, 기관지염, 여성의 갱년기장애 해소,
야간 빈뇨증과 불면증 해소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랑돌콩이라 불리는 벌노랑이도 제철을 만나 활짝 피기 시작한다.
이 꽃은 포기째 사료로 쓰거나 뿌리를 강장제나 해열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망초도 짙은 안개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
북아메리카 원산인 개망초는 여름철이면 우리나라
어느곳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꽃이다.
더구나 전세계 온대지방 어느곳에서나 볼 수 있다 한다.

꽃 모양이 마치 계란후라이 처럼 보이기에 '계란꽃'이라고 부르기도하는
이 꽃은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1900년대 초반 무렵부터 퍼지기 시작한고로
나라를 망하게 하는 풀이란 의미로 '망초(亡草)'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얄궂게도 이 꽃의 꽃말은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 하게 해 주고 멀리 있는 사람을 다가 오게 하는 꽃"이라는데,
나 스스로 사실을 확인한바는 없다.

오후 2시20분.
분주령을 떠나 2km 남짓 거리인 검룡소(儉龍沼)를 향해 하산을 시작한다.
당초 계획은 분주령에서 1.3km떨어진 대덕산(해발 1,307m)를 거쳐 검룡소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비 오는 날씨를 고려해서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렌즈를 카메라 바디에 마운트한 때문인지
2시간 넘게 비를 맞은 렌즈에 습기가 차서 말리느라 허비한 시간탓에
대덕산을 들리지 못하고 바로 검룡소로 향했다.
지난해 9월 발을 디뎠던 대덕산 정상부의 변화한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비가 그치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야생화 관찰에 좀 더 여유가 생긴다.
원산지가 한국, 일본, 중국이며 산지의 바위 곁에서 주로 자라는
기린초가 함박 웃음을 짓는듯하다.

그런데, 기린초란 이름은 우리가 아는 키 큰 동물인 '기린'이 아니라
기린초의 잎이 옛날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속의 동물인
기린의 뿔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런데, 그 상상속의 기린은 덕과 도를 쌓아 백수의 영장으로 불렸으며
신통력을 나타내는 것이 이마에 돋은 외뿔이었다한다.
몸은 사슴같고, 말같은 갈기와 발굽이 있으며 꼬리는 소같고,
5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는 그 상상속의 기린도
수컷은 "기(麒)", 암컷은 "린(麟)"이라 했다 한다.

노란색으로 피다가 갈색으로 변하는 콩과 식물인 활량나물도 만난다.
어린 순은 캐어서 나물로 먹으며 꽃이 피는 줄기는
강장제와 이뇨제로 쓰인다.
이 활량나물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중국이 원산지이다.

오른쪽은 분주령골이라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끼고 내려가는 길.
왼쪽 산비탈은 물론 걸어가는 발밑까지 덮인 낙엽을 보면
이곳이 얼마나 야생화가 자라기에 좋은 환경인지 알 수 있다.

오후 2시44분.
마침 이곳 금대봉,대덕산 일대에서 야생화 해설을 하며 지내는
어르신 두 분을 만나 야생화에 대한 설명을 들을 기회를 가졌다.
이 꽃은 이름이 지느러미엉겅퀴이다.
줄기에 지느러미 모양의 날개가 있다.
이 꽃은 동북아시아 ·유럽이 원산인 귀화식물이라 한다.

이 꽃은 일반적으로 불리는 엉겅퀴이다.
줄기의 깨끗한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연한 식물체를 나물로 하고 성숙한 뿌리를 약용으로하는
이 엉겅퀴는 우리나라 원산이다.

오후 2시49분.
검룡소로 향하는 다리가 눈에 들어 온다.
분주령골 계곡을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이름이 '세심교'이다.
한글로 써 있으니 확실한 뜻을 알 수 없지만
한강 발원지로 향하는 길이니 마음을 깨끗이하라는 의미의
세심(洗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전나무숲길을 지나 600m 정도 떨어진 검룡소를 향한다.
강하게 내뿜는 나무향과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받아 들인다.

오후 3시1분.
검룡소 앞에 도착했다.
검룡소에서 흘러나온 물이 이끼낀 계곡을 따라
경쾌한 물소리를 내며 비단결처럼 흘러 내린다.
공기도 무척 상쾌하다.

입구에는 큰 자연석으로 된 표지석에는 이렇게 씌여 있다.
"태백의 광명 정기
예 솟아 민족의 젖줄
한강을 발원하다."
검룡소를 향해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주위가 녹색 이끼로 뒤덮인 둘레 20여 m의 작은 웅덩이
바로 514km인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儉龍沼)이다.
섭씨 9도의 맑은 물이 하루 3천톤씩 솟아 나와 흘러 내려
정선의 골지천,조양강,영월의 동강을 이루고
양수리(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한 한강은
우리의 수도 서울을 가로지르고 서해로 흘러간다.

검룡소에서 솟아나온 물은 이처럼 작은 폭포를 이루며
흘러내려간다.
누가 지은 이름인지 용트림폭포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오후 3시17분.
검룡소를 벗어나 맑게 흐르는 물길을 따라
귀가할 차량이 기다리는 주차장을 향해 걷는다.
금대봉 기슭에 있는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아난 물이 지하로 스며들고,
그 물이 검룡소에서 비로소 땅 위로 올라와
용트림폭포를 이루고 흐르는 맑은 물.
내 마음 또한 덩달아 맑아지는 듯하다.

검룡소를 떠나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꽃봉오리가 맺히는 노루오줌을 만난다.
우리나라 원산인 노루오줌은
노루가 살만한 산에서 주로 자라며,
꽃의 뿌리에서 오줌같은 지린내를 풍겨 이름 붙여졌다 한다.

한방에서 전초를 ‘소승마’, 뿌리를 ‘적승마’라 하여 약으로 쓴다.
소승마는 해열, 두통 등에 쓰고, 적승마는 타박상 등에 쓴다.
전초를 술로 담가 먹기도 하고,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오후 3시34분.
4시간 반에 걸친 야생화 산행을 마치고
귀가할 차량이 기다리는 검룡소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천상의 화원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수많은 야생화를 접한
행복한 하루였다.
하산길에 만나 야생화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
두 분 어르신들께 감사드리며 행복했던 주말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