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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과 미륵산 케이블카 11월23일 일요일 낮 11시 38분.경남 통영시 강구안항을 내려다 보는 동피랑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중앙시장 뒤 언덕에 53가구가 살고 있는 달동네가 1년여라는 짧은 기간에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하다.연세 드신 할아버지가 지키고 있는 이 작은 구멍가게에도 지난주의 갑작스런 혹한으로 인해 끊어진 관광객의 기지개가 늦어서인지 아직은 한가하다. 동피랑이란 동쪽에 있는 언덕, 고개 라는 뜻이다. 과거 충무공 이순신장군께서 설치한 군영인 통제영의 동포루가 있던 자리이다.당초 통영시에서는 이 달동네를 낙후된 마을이라 철거후 공원을 만들 계획이었다 한다. 그러나 통영 시민단체(푸른통영21 추진위원회)에서 "달동네도 잘 가꾸면 아름다워진다"는 기치를 내 걸고 지난 해 10월 정부 지원을 받아 .. 더보기
백양사 애기단풍 11월 8일 토요일 오전 9시 58분. 백양사 주차장에서 벗어나 백양사 단풍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범종루까지의 진입로로 들어섰다. 세상이 온통 붉게 타는듯하다. 이 곳 백양사의 단풍나무는 잎이 애기 손바닥처럼 작아서 애기단풍으로 불린다. 이른 시간임에도 벌써 붉은 단풍으로 마음 속은 물론 얼굴까지 붉게 상기된 채 산사를 떠나는 부지런한 이들도 있다. 채 몇분 걷지 않았는데도 붉은 기운으로 가슴이 뛰다보니 마치 숨이 차는듯하다. 그런 내 마음을 거울처럼 잔잔한 수면을 가슴에 안은 자그마한 연못이 차분하게 가라 앉혀준다. 지난 해 이곳을 찾았다가 차량의 홍수에 밀려 발길을 돌렸던 그 아픔을 씻어 준다. 붉은 단풍 터널을 걷기 시작한지 10여분. 저 앞에 백양사 성보박물관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대한불교조.. 더보기
설악산 나들이 1박2일(2) 11월 2일 오전 9시 6분.국립공원 매표소를 지나 신흥사 입구인 일주문 앞에 당도했다.이른 시간이건만 마지막 가는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한 인파가 줄을 잇는다.신흥사 [新興寺] 는 1912년부터 본산 건봉사의 말사였으나 1971년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로 종무를 관장(말사 25개 사찰·암자) 본사로 승격되었으며 설악산 외설악의 주찰로 가장 역사가 깊은 사찰이다.신흥사는 처음 신라 진덕여왕6년 (65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여 처음에는 향성사라 불렀으며 앞뜰에 9층석탑을 세우고 석가세존의 사리를 봉안하였다. 향성사라는 명칭은 "중향성불국토"란 뜻을 따서 붙힌 것이다. 이 신흥사에는 창건 당시 주조한 1400년 된 범종과 조선 순조께서 하사하신 청동시루, 극락보전(지방문화재14호), 경판(지방문화재15.. 더보기
설악산 나들이 1박2일(1) 2008년 11월 1일 낮 1시 28분.아침 일찍 집을 나서 황금 주말의 교통 정체를 피해가며 강원도 인제군 북면내설악광장 휴게소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마치고 나니 벌써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한 것까지는 2주 전 한계령을 넘어 주전골로 향했던 여정과 같다.그러나 오늘은 좌측 도로인 46번 국도를 타고 진부령을 넘어 강원도 고성으로 향한다. 낮 1시 34분내설악광장을 떠난 채 10분도 못되어 진부령 정상에 다다랐다.해발 529m의 진부령은 일반인들의 느낌과는 다르게 태백산맥을 넘는 수많은 고개 중 그 높이가 가장 낮다.백복령,마등령 등 1,200m가 넘는 험준한 고갯길은 제쳐 두더라도 미시령(彌矢嶺:826 m), 한계령(寒溪嶺:1,004 m)에 비해서도 낮은 고개이다. 다만.. 더보기
주왕산과 주산지로 떠난 여행 2008년 10월 25일 토요일 낮 12시 42분. 대전을 출발해서 4시간여만에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 후 주위의 토속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아름다운 주왕산자락 아래에 마치 알을 품은 제비처럼 고요히 자리잡은 대전사 경내에 들어섰다.대전사는 672년(신라 문무왕 12년) 의상대사가 세웠다는 설도 있고, 919년(고려 태조 12년) 눌옹대사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다. 대전사는 창건 이후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지만, 에는 주방사(周房寺)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임진왜란때는 사명대사 유정이 승군을 훈련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 중기에 불에 탄 것을 다시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니 추측되는 창건연대에 비하여 남아있는 건물양식은 조선 중기 이후의 양식들이다.또한 대전사라는 이름은 이곳 주왕산 .. 더보기
한계령을 넘어 내설악 주전골로 10월18일 토요일 오후 1시반.아침 일찍 집을 떠나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태백산맥 아래 인제군의 내설악 휴게소에 도착하니 어느듯 점심 때. 산채 비빔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한계령을 오르는 차량에 다시 몸을 실은지 10여분 남짓.손목에 찬 여행용 시계의 고도계를 보니 이미 해발 600미터를 훌쩍 넘겼다. 도로변의 나무들이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눈을 어지럽히다 못해 마음까지 심란하게 만든다.태백산맥을 넘어 영서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가는 고개는 무수히 많다. 그중 백복령이나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고갯길로 알려져 있는 만항재(해발 1,313m)처럼 일반에게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고개 중에서는 강원 인제군 북면(北面) ·기린면(麒麟面)과 양양군 서면(西面)을 이.. 더보기
오대산소금강(小金剛)과 주문진항 10월 11일 토요일 낮 12시 35분.오대산 소금강 입구 주차장 부근의 식당에서 산채 비빔밥으로 조금 이른 점심을 마친 후 소금강 산책 길에 나섰다.극심한 가뭄으로 전국의 산천이 말라 가는 와중에도 이 정도의 맑은 물을 만날 수 있음은 아마도 강원도의 힘일 것이다. 국립공원 입장료를 징수하던 지난 해까지 매표소 역할을 하던 시설을 요즈음은 모두 ‘시인마을’이던가? 뭐 그런 비슷한 이름으로 바꾸고 간단한 시집을 비치 해 놓고 있다.정면으로 보이는 돌로 만든 표지판에는 ‘소금강’이라는 글귀와 함께 ‘명주군수 ooo’라고 새겨 놓았다. 행정구역상 강원도 강릉시 명주군 삼산리(三山里)인 이곳 오대산 소금강은 과거 청학동소금강, 연곡소금강, 또는 명주소금강등으로 불리워 왔었다.그러나, 오대산 국립공원 구역으로 .. 더보기
흑산도 아가씨-홍도,흑산도 여행기(4) 10월 4일 오전 11시 10분홍도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는 흑산도에 도착했다.40 여 년 전인 1970년대 초반에 수많은 어선들로 휘황찬란한 밤을 밝히며 술 따르는 여인이 어부보다 많을 정도였다는 이곳 흑산도. 연휴를 맞은 관광객들로 북새통인 여객터미널 부근을 제외하면 적막감이 들 정도이다. 홍도에서의 이른 아침식사로 인한 허기를 메우려 일찍 점심 식사를 한 후 관광버스에 올라 흑산도아가씨 노래비가 있다는 전망대 주차장으로 향했다.뱀처럼 고불고불한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는 버스가 무척 힘겨워한다.달리는 버스 차창 밖으로 내다 본 산 아래 쪽 풍경이다.날씨가 맑으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할 예리항의 모습이 안개로 인해 흐릿하게 보인다. 전망대 바로 아래 주차장 옆에 만들어.. 더보기
홍도(紅島) 해상 유람-홍도,흑산도 여행기(3) 아침 식사를 일찍 끝내고, 홍도 관광의 백미(白眉)라고 일컫는 해상 유람을 위해7시반경 유람선에 올랐다.북향(北向)인 선착장을 떠나 동쪽 방향으로 해안선 길이가 36.8km인 섬을 약 2시간 반에 걸쳐 한 바퀴 도는 일정이다.걸죽한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 가며 안내 멘트를 쏟아 내는 유람선 가이드의 입담에 취해 형형색색의 바위섬의 장관에 취해 어느새 관광 삼매경에 빠져든다. 옛날 중국으로 가는 배들이 드나들던 북문이며, 그 모양이 서울에 있는 독립문을 닮았다하여 3.1 운동 이후부터 독립문 바위로 불리고 있다 한다.바위 주변의 해저 경관이 뛰어나 스킨 스쿠버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한다. 유람선이 관광을 하는 2시간 반동안 승객들은 계속 전개되는 다양한 형태와 색깔의 경관에감탄사를 연발한다. 특히 바위 틈을.. 더보기
홍도(紅島)의 저녁부터 아침까지-홍도,흑산도 여행기(2) 10월 3일 오후 5시17분.환상적이라는 홍도의 일몰을 담기 위해 홍도 최고봉인 깃대봉(368m) 을 오르고 싶었으나,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때문인지 입산 통제 구역이었다. 물론 통제를 무시하고 오르는 이들이 없지는 않았으나,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나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건 바라는 바가 아니다.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쪽 바다. 일몰 시각(오후 6시 20분)까지 1시간이 남았다.그러나, 멀리 수평선에 걸친 구름이 점점 짙어지는 추세인지라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홍도 33경 중 최고라는 홍도 낙조를 보기 위한 인파가 줄을 이어 전망대로 오른다.홍도 분교장과 남쪽으로 경사진 동네를 이어주는 좁은 땅이 마치 개미 허리처럼 잘룩해 보인다.하늘에서 내려다 본다면 우리네 젊은 여인들이 그리도 갈망하는 완벽한 S라인이 그.. 더보기
신비의 섬 홍도(紅島)를 찾아서-홍도,흑산도 여행기(1) 10월 3일 개천절 낮 1시 13분신비의 섬 홍도를 찾아 떠난 길. 목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유달산 쪽으로 바라본 가을 하늘이 무척 아름답다. 크고 웅장하게 새로 지은 터미널 건물을 보며 지난 1970년 여름 이곳 목포를 처음 방문했을 때 만난 요즘의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의 수상가옥을 보는듯하던 지방 소도시의 빈한한 삶의 현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오후 1시 40분에 출항하는 쾌속선을 타기 위한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70년대 그 당시에는 100여톤 정도 작은 목조 선박에 100 여명의 섬 주민들과 간혹 눈에 띄는 관광객들을 싣고 8~9시간씩 걸려 도착하던 홍도. 요즈음은 수백톤에 달하는 대형 쾌속선이 많게는 500 여명의 승객을 싣고 2시간 반 남짓이면 홍도까지 실어다 준다. 바람 잔잔하고 맑은 날씨 덕.. 더보기
삼천포, 그리고 백천사를 찾아 9월28일 일요일 낮 1시25분지난 여름 이후 초가을의 맑은 바다를 보기 위해 다시 삼천포항을 찾았다.금년들어 유난히 욕을 많이 먹는 기상중계청(?)에 대해 마음 속으로 욕을 한 바가지 퍼 붓게 만든다. '구름 조금'이라는 뜻을 우매한 내가 이해를 못하는건지 하늘은 온통 잿빛 구름으로 덮여있다. 1000 여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유람선인 '한려수도'호를 타고 1시간 반 남짓한 한려수도 해상 유람에 나섰다. 오후 2시 출항한 유람선이 서서히 제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맞은편으로 보이는 섬은 남해군 창선면이다. 그래서인지 눈 앞에는 남해 지역의 대표적인 원시정치망인 죽방렴이 보인다. 부채꼴의 참나무 말뚝으로 만든 죽방렴에서 어획되는 멸치는 맛과 질이 우수하기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오후 2시15.. 더보기
문경새재 과거길과 오미자 축제 9월20일 토요일 오전 10시 43분.행정구역상 충북 괴산군 주차장에서 차를 내려 10여분 정도의 거리인 조령산 자연휴양림 입구를 거쳐 40여분 정도 큼지막한 돌을 깔아 만든 산책 길을 오르니 문경새재 과거길의 정상 부분인 영남제3관이 눈 앞에 나타난다. 현판에 ‘조령관’이라는 글씨가 선명히 보인다.북쪽의 적을 막기 위하여 선조 초에 쌓고 숙종(숙종 34년 : 1708) 때 중창하였다. 관문을 지나 남쪽인 문경 쪽에서 바라보니 ‘영남제3관’이라는 글씨가 새겨있다.이제부터 제1관문까지 약 6.8km는 황토가 섞인 흙 길을 내려 가야 한다.문경새재는 조선태종 14년(1414년)개통된 관도(官道)즉 벼슬길이다.영남지방(낙동강 유역 권)과 기호지방(한강 유역 권)을 잇는 조선시대 대표적인도로로 과거 길은 물론 .. 더보기
메밀꽃 필 무렵 9월7일 일요일 오전 10시 45분.하루 전인 9월6일부터 제10회 효석문화제가 시작된 강원도 평창군 봉평의 메밀 밭을 가는 도중 같은 봉평면에 있는 허브나라를 찾았다.넓이가 약 9만 9,000㎡인 이곳은 1996년 가을 정식으로 개원하였다. 집에서 가까운 충북 청원군의 상수허브랜드에 몇차례 방문했기에 허브 농원에 대해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이 있는 편인지라 친근감이 든다.1997년 문을 연 부지 면적 약 6만 5,000㎡인 청원의 상수허브랜드가 야외정원보다 실내온실의 비중이 높은데 비해 부지 면적이 50%정도 넓은 이곳은 주로 야외에 허브를 가꾸어 놓은 점이 차이점이다. 허브의 어원은 라틴어 herba(푸른풀)에서 기인한 것이라 한다.사전적 의미는 잎,줄기가 식용이나 약용으로 이용되며,또한 향기나 향미.. 더보기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8월 31일 일요일. 점심 무렵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하여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푸짐한 식사를 했다. 지난 80년대 초반 서울보다 집값이 훨씬 싸다는 이유로 결혼 후 처음 내 집을 인천에 장만하여 몇 년 살면서 자주 왔던 곳이지만 근 30년이 가까운 시일이 지나서인지 기억은 가물가물….1시반경 연안부두를 기점으로 하는 유람선 '하모니호'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한다. 유람선의 주 출입구 역할을 겸하는 1층 '다이아몬드홀'을 지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3층 라운지로 향한다.아직 출항 전임에도 불구하고 일찍 승선한 중,장년층 승객들은 벌써 춤판을 벌이며 꿀맛 같은 휴일 하루를 아껴 쓴다.3층 라운지에도 이미 많은 승객들이 승선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 구경에 여념이 없다.수많은 갈매기 떼들이 뱃전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