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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천국 대덕산을 거쳐 한강 발원지 검룡소로

2011년 6월12일 일요일 오전 11시21분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를 출발한 차량이 4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검룡소 주차장에서 차를 내려
대덕산 야생화 탐방을 위해 한강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儉龍沼)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검룡소 입구 주차장의 해발고도가 900m를 넘는 고지대이다보니
6월 중순의 날씨임에도 마치 가을날 같은 상쾌한 공기를 코 끝으로 느낀다.

처음 내 눈길을 끄는 꽃은 '괴불나무'에 핀 흰꽃이다.
처음에 흰색으로 꽃이 피었다가 그 색깔이 노랗게 변하는 인동덩굴과 같은
인동과인 이 나무의 꽃도 이처럼 희게 피었다가 점차 노란색으로 변하게 된다.
두개씩 마주보기로 달리는 열매의 모양이 개불알을 닮았다하여 괴불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니 이름의 유래는 조금 망측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가을철에 탐스러운 붉은색 구슬처럼 익는 열매는 그 모양이 아름다운 편이다.

오전 11시29분
울창한 숲길 물가의 나뭇가지에서 한낮의 정사가 진행중이다.
이 나비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있는 '제비나비'이다.
번데기 상태로 월동하다 1년에 2~3회 나비가 태어난다.

윗쪽의 나비는 붉은색 반달무늬 7개가 선명히 보이는데 반해
아랫쪽의 제비나비의 반점 7개는 푸른색 계통이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윗쪽 붉은색 반점이 있는 것이 암컷이다.
요즘 세태는 사람만 여성상위시대가 아니라 곤충에게도 그런 시대가 도래했나보다..

완만한 오르막 경사의 걷기 편한 숲길은 아늑함을 준다.
자연생태보전구역인 이곳은 사전 예약제의 정착화를 위해 현재 홍보 및 준비 중인 관계로
휴일인데도 그리 붐비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든다.
새소리,물소리가 알맞은 크기로 귓전을 맴돈다.

탐방로 좌측 분주령골에는 맑은 물이 졸졸 소리 내며 흐른다.
누군가 목이 마르면 그냥 저곳에 엎드려 맑은 물을 마시면 그만이다.
낙원이 따로 없다.

울창한 숲 사이로 내리 비치는 햇살을 받은 미나리아재비가
강렬한 노란색 빛깔을 뽐낸다.
산과 들의 볕이 잘 들고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 이 식물은
연한 순은 식용하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부를 모랑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간염으로 인한 황달을 치료하고 눈에 낀 백태를 제거한다고 알려져 있다.

오전 11시35분
분주령,대덕산으로 향하는 탐방로와 한강 발원지 검룡소가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난다.
검룡소는 오후에 하산시에 둘러보기로 하고 곧장 분주령을 향해 걸음을 이어간다.

백당나무 몇 그루가 무리를 지어 자라나는 곳
특이한 형태의 흰 꽃이 한창 피어나기 시작한다.

꽃차례가 편평한 접시 모양이어서 그런지 북한에서는 접시꽃나무라고 부르는 백당나무.
화려하고 큰 꽃잎만을 가진 바깥쪽의 중성화가 시각적으로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실제로는 중심부의 작은 꽃에서 중요한 꽃가루 받이가 이루어진다.
우리 인간들이 식사를 마친 후 흔히 쓰는 이쑤시개를 만드는데 이 백당나무가 주로 쓰인다.

숲길은 점점 깊어진다.
꽃냄새 풀냄새가 유난히 강렬하게 코 끝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온 몸에 조금씩 땀이 솟아나기 시작하지만 불쾌하지 않은 기분 좋은 땀의 흐름을 느낀다.

노란색 미나리아재비 군락 속에서 다른 꽃을 발견한다.
이 꽃의 이름은 '애기똥풀'이다.
양귀비과인 이꽃은 줄기에 상처를 내면 나오는 노란색 즙이 애기 똥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방에서는 식물체 전체를 백굴채(白屈菜)라고 하며, 위장염과 위궤양 등으로 인한 복부 통증에 진통제로 쓴다.

풀숲에 섞여 숨은듯이 서 있는 이 식물은 이름이 '천남성'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지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자라는 이 식물은
나무가 아닌 다년생 풀임에도 불구하고 암수 딴 그루 식물이다.
꽃잎도 없고 꽃자루도 없이 꽃가루만이 잔뜩 있는 자잘한 꽃들이 육수꽃차례로 달리는
이 천남성의 열매는 마치 붉은색의 옥수수처럼 보인다.

낮 12시
1225봉을 거쳐 대덕산 정상에 오르는 길과
분주령 및 1215봉을 거쳐 대덕산으로 오르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좌측의 분주령으로 향하는 길을 택해 탄방로를 이어 간다.

지난 주 소백산 산행시 숱한 군락을 보았던 이 산괴불주머니를
이곳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다.
희소성이 있어서인지 유난히 반갑게 느껴진다.

감자난초 또한 단 한 그루만 외롭게 서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캄차카 반도, 남쿠릴, 사할린, 우수리 등지에 분포하는
이 꽃은 땅속에 있는 뿌리줄기(위인경)가 감자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사실은 감자가 아니고 포유류의 고환처럼 생겼다고 한다.

그 증거로는 감자난초의 속명은 "Oreorchis"인데
그리스어의 `oreos(산)`과 `orchis(고환)`의 합성어이다.

이곳 대덕산 정상의 해발고도는 1,307m로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무척 높은 산이지만 검룡소 입구 주차장이 해발고도 900m 이상이기에
대덕산으로 오르는 길 대부분은 이와같은 울창히고 편안한 숲길이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들, 산행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 누구나
힘 들이지 않고 자연 속에서 몇 시간동안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지난 주 소백산 산행시 만개한 광대수염을 무수히 접했었는데,
위도상 북쪽인 이곳에서는 이제 막 꽃이 활짝 피기 시작한다.
꿀풀과인 이 광대수염은 어린순과 잎을 나물로 먹을 수 있으며,
노화 방지는 물론 간을 맑게 하고, 습을 없애며,
피를 활성화시키고, 뼈와 근육의 염증을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다 한다.

낮 12시13분
넓은 초원이 펼쳐진 분주령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금대봉으로 북쪽으로 향하면 오늘 목적지인 대덕산으로 향하게 된다.
수많은 야생화를 살피며 천천히 걷다보니 1.8km 떨어진 이곳까지 1시간이 걸렸다.
지난주 소백산 산행시 15km구간을 7시간 걸었던 것에 비하면 오늘은 유유자적이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의 작은 졸방제비꽃을 자세히 살펴 본다.
조그만 녀석이 흰 수염을 많이 달고 있다.
봄철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하며
폐열로 인한 해수에 쓰고, 타박상으로 인한 동통이나 부종을 치료하기도 한다.

분주령에서부터는 이 '쥐오줌풀'이 눈에 많이 띈다.
뿌리에서 쥐 오즘 냄새가 난다하여 이런 고약한 이름을 얻었지만 아름다운 야생화이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 것은 물론 한방에서는 뿌리를 약재로 쓰는데,
정신불안증·신경쇠약·심근염·산후심장병·심박쇠약·생리불순·위경련·
관절염·타박상에 효과가 있다.

남쪽 방향으로 해발 1,218m 우암산과 해발 1,418m 금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무척 완만하게 보인다.
금대봉에서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130 여만평의 초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생태보전구역이다.
이와같은 자연생태가 오래오래 보전되기만을 바란다.

낮 12시23분
분주령을 뒤로하고 1215봉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산길은 키 큰 나무가 거의 없는
넓은 초원의 연속이다.
따뜻한 초여름 날씨 속에서 쑥쑥 자라는 천남성의 자태가 마치 갓난 아기의 얼굴을 대하는 느낌이다.
행여나 다칠세라 조심스럽게 발길을 옮긴다.

천남성 주위에서 처음으로 '은대난초'를 만난다.
이 식물은 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마치 외딴 산속에서 고이 자란 아리따운 숫처녀의 느낌으로 다가 온다.

그 자태에 걸맞게 꽃말이 "탄생"인 이 은대난초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중국에 분포한다.

연이어 새로운 야생화가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이 예쁜 꽃의 이름은 '노랑갈퀴' 이다.
우리나라 특산인 이 야생화는 경상북도 이북에서만 자생하며
국외반출이 금지된 식물 중 하나라 한다.

줄딸기도 화려한 색깔로 치장하고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수많은 딸기 종류 중 뱀딸기 다음으로 일찍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그러나, 꽃과 열매의 아름다움에 비해 열매의 맛은 산딸기보다 못하다는 얘기들을 한다.

낮 12시43분
1215봉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넓은 고산 초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주령보다 더 넓고 아늑한 곳이다.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넓고 완만한 모양의 대덕산 정상부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넓은 초원 한 곳에 붉은 빛 야생화 한 두송이가 유난히 눈에 띈다.
철 이른 '노루오줌'이 꽃을 피우기 위해 봉오리를 맺고 있다.
노루가 살만한 산에서 주로 자라면서 꽃에서 지린내를 풍기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한다.

어린순은 식용하기도 하며, 한방에서는 뿌리 이외의 부분을 소승마,
뿌리 부분을 적승마라 하여 약재로 쓴다.
뿌리를 가을에 잘 말린 다음 달여서 마시는데 관절염, 근육통 해소에 효과가 있다 한다.

풀냄새 자욱한 1215봉에는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각종 야생화를 살피며 오랫동안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오후 1시18분
1215봉에서 비교적 오랜 휴식을 취한 후 대덕산 정상을 향해 오르막 길을 오른다.
그리 키가 크지 않은 참나무,물푸레나무 사이로 지나는 숲길.
키 작은 활엽수 아래 숲속은 온통 각종 야생화 천국이다.

예쁜 모양과 색깔을 지닌 야생화 몇 송이를 지난다.
내 얕은 지식으로는 '거북꼬리'가 아닌가 싶지만,
잔 가지가 너무 많은걸 보면 아닌 것도 같고..
야생화 공부는 너무 어렵다.

오후 1시35분
아무 곳에서나 쉽게 만나기 어려운 특이한 모습의 야생화를 만난다.
아래로 고개를 숙인 꽃송이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예쁜 야생화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사진을 찍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검은종덩굴'인듯도 하고,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는 곳으로 보아서는 '요강나물'인듯도 하다.
멋진 이 야생화를 보며 야생화 공부에 대한 의지를 다잡는다.

항상 한쪽 방향으로 고개를 숙이고만 피어있는
'벌깨덩굴' 이 입을 쩍 벌린 채 하품을 하는듯한 모습도 목격한다.
그래서일까? 잎이 깻잎을 닮아 이름을 얻은 이 야생화의 꽃말이 '메기'라는 얘기를 들은바가 있다.

높은 산에서 자라는 일명 '눈산승마'라고 불리는
'눈개승마'를 가까이서 살펴보면 작은 개미들이 많이 붙어 있다.
인삼에 많이 함유된 사포닌과 단백질이 풍부한 고급 산나물임을 개미들도 아는걸까?

꽃말이 '산양의 수염'인 눈개승마가 초록 풀잎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산양의 수염으로 보이기보다는
멀리서 바라보면 녹색 풀잎 위에 사뿐히 내려 앉은 봄눈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후 1시37분
대덕산 정상에 올라선다.
많은 탐방객들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자연속에 묻혀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는 모습들이다.

대덕산 정상에 서서 남동쪽으로 눈을 돌려 본다.
멀리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가 어렴풋이 보이고,
그 앞으로 드넓은 고냉지 채소밭이 보인다.

망원렌즈로 가까이 살펴 보면,
천의봉으로도 불리는 해발 1,303m 매봉산 정상부의 풍력발전기와
그 앞의 작은 농가가 그림책의 한 장면처럼 펼쳐진다.

매봉산 남쪽으로는 경사가 급하나 북쪽은 경사가 완만하여
옛날에는 저곳에서 매사냥을 하기도했다고 전해지는 곳.
25년 전 한미재단에서 20만평의 산지를 개간했고
현재는 전국 제일의 고랭지 채소 단지가 형성 돼 있다.

남쪽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백두대간 능선을 잇는 금대봉, 은대봉을 지나
멀리 해발 1,573m 함백산이 보인다.

옅은 안개로 시계는 불량하지만 망원렌즈로 당겨 본다.
지난해 여름 만항재에서 출발해 아름다운 야생화에 심취해가며 올랐던
함백산 정상부가 우측 끝으로 보이고, 그 좌측의 흉물스런 TV중계시설
그리고 그 아래 아름다운 산을 깎아 파헤쳐 버린
오투 리조트의 스키슬로프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대덕산 정상석 옆에서 나도 여유있게 내 사진을 한장 찍는다.
대부분의 유명한 산에서 정상석 옆 기념촬영을 하려면 아귀다툼이 벌어지지만
이곳 대덕산(大德山)에서는 그렇지 않다. 모두들 여유있는 웃음으로 서로를 대한다.

우리나라엔 약 50개 정도의 대덕(大德)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대개들 두리뭉실 유순하고 덕스러운 산세를 가졌다는 것이 특징으로,
이 대덕산도 마찬가지다.
산 정상부가 커다란 덕(더기=고원지대의 평평한 땅)이어서 큰 덕이라 불렀고,
이를 한자로는 대덕(大德)이라 표기한 것이라고 학자들은 풀이한다.

오후 1시52분
온통 야생화로 뒤덮인 넖은 초원을 가로 질러 1225봉을 향해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하산한다.
태백시 자료에 따르면 1993년 환경부가 전문학자들로 조사단을 구성,
2년에 걸쳐 종합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일대에서 한국 특산식물 15종, 희귀식물 16종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에 환경부는 대덕산과 그 남쪽 금대봉(1,418.1m) 일대 126만 평을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기도 하다.

1225봉을 향해 하산을 시작하며 조금 전보다 시계가 좋은듯하여
직선거리 4~5km정도 떨어진 매봉산을 다시 한 번 망원렌즈로 당겨 본다.

날개 지름 52m의 풍력발전기 총 8기가 고스란히 보인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을 붙인 저곳은
주변 일대 132만평의 고냉지채소밭과 어우러진 관광지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곳으로
지난 2008년 한국관광공사에서 가볼 만한 10곳 중 한 곳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오후 2시5분
1225봉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대덕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드넓은 초원이 펼쳐 진다.
탐밤객들 대부분이 서두르지 않고 여유있게 자연을 즐기는 모습들이다.
그러다보니 모두의 얼굴에 행복감이 흘러 넘친다.

지난해 7월, 그리고 그 전 해에는 이곳을 8월에 방문했었다.
7,8월에 만발하는 범꼬리,동자꽃,꿀풀, 마타리 등은 아직 봉오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군락을 이루며 핀 흰 꽃들은 대부분 '전호' 라는 이름의 야생화이다.

오후 2시18분
1225봉을 떠나 하산하는 길은 비교적 가파른 경사의 내리막이다.
유난히 윤택이 나는듯한 벌깨덩굴 꽃을 한참 바라본다.

보잘것 없어 보이는 작은 야생화이지만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어린순과 연한 잎은 나물로 먹을뿐더러
생약명으로 미한화, 지마화라고 하여 해열작용과 종독을 풀고 통증을 완화효과가 있다.
또 매염제에 대한 반응도 좋아서 다양한 색을 얻을 수 있다고 하며
옛적 민간에서는 강정제나 여자의 대하증에 사용하기도 했다 한다.

오후 2시26분
비교적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이 끝나며
한동안 이와같은 하늘을 덮을듯한 키 큰 나무숲도 이어진다.
낙엽송,전나무 등은 특히 많은 양의 피톤치드를 내뿜는 수종이다.
오늘 하루 내가 많이 건강해졌다는 기분이 절로 든다.

짙은 나무 숲 속에서 피어나는 이 백당나무꽃은
유난히 더 희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작은 키 나무들이 숲 가장자리나 집의 울타리용으로 쓰인다.
그러나 백당나무는 그늘진 곳에서도 잘 견디기 때문에 숲 중심부에서도 잘 자란다.
또한 이 백당나무는 나무껍질을 햇볕에 말린 다음 지혈제로 많이 쓰고
운동계와 순환계 질환을 고치는 데에도 쓴다.

7월초가 되면 붉은 꽃을 활짝 피우는 엉겅퀴 종류도 탐스러운 봉오리가 만들어진다.
이 엉겅퀴는 일반적인 엉겅퀴가 아닌 '지느러미 엉겅퀴'이다.
지난해 이곳을 찾았을 때 숲해설가 두 분으로부터 자세히 설명을 들어 배운 야생화이다.

자세히 보면 줄기에 지느러미 모양의 날개가 있다.
이 꽃은 동북아시아 ·유럽이 원산인 귀화식물이라 한다.

초롱꽃도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꽃말이 '감사'로 우리나라 원산인 이 야생화는
초롱꽃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비가 와도 초롱 속의 불이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수줍음 때문인지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며 핀다.

오후 2시46분
검룡소로 향하는 다리가 눈에 들어 온다.
분주령골 계곡을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이름이 '세심교'이다.
한글로 써 있으니 확실한 뜻을 알 수 없지만
한강 발원지로 향하는 길이니 마음을 깨끗이하라는 의미의
세심(洗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후 2시56분
검룡소 입구에는 상당히 많은 탐방객들로 붐빈다.
아마도 나처럼 산행을 한 사람들보다 주차장에서부터
이곳 검룡소까지만 다녀가는 관광객이 많기 때문인듯 하다.

주위가 녹색 이끼로 뒤덮인 둘레 20여 m의 작은 웅덩이
바로 514km인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儉龍沼)이다.
섭씨 9도의 맑은 물이 하루 3천톤씩 솟아 나와 흘러 내려
정선의 골지천,조양강,영월의 동강을 이루고
양수리(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한 한강은
우리의 수도 서울을 가로지르고 서해로 흘러간다.

검룡소에서 솟아나온 물은 이처럼 작은 폭포를 이루며
흘러내려간다.
누가 지은 이름인지 용트림폭포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금대봉 기슭에 있는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아난 물이 지하로 스며들고,
그 물이 검룡소에서 비로소 땅 위로 올라와
용트림폭포를 이루고 흐르는 맑은 물.
내 마음 또한 덩달아 맑아지는 듯하다.

오후 3시19분
검룡소를 떠나 귀가 차량이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길가의 아담한 나뭇가지에 흰꽃 한 송이가 탐스럽게 피어 있다.
옆에서 걷던 일행 중 한 사람이 놀라서 한 마디 한다.
"앗! 이 여름철에 웬 목련이?"

이 꽃은 목련이 아니라 '함박꽃나무'꽃이다.
하긴 수줍은듯 봉오리만 멪힌 모습이 이른 봄 추위가 가시기 전에 피어나는
목련과 너무나 흡사하다.

오후 4시 19분
귀가 차량이 기다리는 주차장에 도착하여
간단한 간식과 시원한 음료수로 허기와 피로를 푼다.
주차장 개울 건너 숲속의 함박꽃 나무가 활짝 피어 있다.

일명 산목련이라고도 부르는 우리나라 원산의 '함박꽃나무'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골짜기 숲속에서 잘 자라는 이 나무를
북한에서는 ‘목란’이라 하여 나라꽃으로 여긴다는 얘기를 들은바 있다.

언젠가는 남북통일이 꼭 되리라는 희망을 간직한채
휴일 하루 행복했던 수많은 야생화와의 만남을 기억하며 귀가길에 오른다.

위 지도에서 붉은색으로 표시된 구간이 이날 산행 경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