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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황악산 직지사 20071104(2)


가지런히 세워 놓은 싸리비를 보며 새벽 일찍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마당부터 쓸고, 바쁜 하루 일과를 보내는 동자승의 생각이 불현듯 들며, 혹시 이곳 주지 스님도 동자승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저 싸리비와 함께 세월을 이어가시다 오늘에 이른건아닐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붉은빛을 더하는 단풍 색깔을 보며고찰을 찾은 행락객들의 마음속에도 정열의 붉은 불꽃이 듬뿍 담겨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나무는 벌써 낙엽이 지고, 마지막 잎새만 남아 앙상하고 헐벗은 가지를 움츠리고 따뜻한 햇빛으로 몸을 녹이는듯합니다.


지나가는 짙은 구름에 가린 태양이 마치 보름달처럼 느껴지는건 내 마음속에 아직도 계스나무 아래에서 방아를 찧는 토끼를 보고픈 감성이 남아서이겠거늘..


잠깐 쉬는 틈을 이용하여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나누는 정겨운 대화만큼 우리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게 또 있을까요?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것은 로마의 트래비 분수에 가서 해야만 된다는 그런 법은 없는거지요..


세상에 먹는 것보다 더 즐거운게 어디 있겠습니까? "거 참 맛있네!", "잠깐만! 나 아직 덜 먹었어! " 멀리서 보니 침이 꼴깍! 나도 바나나 잘 먹는데...씨!!!!


처마밑에서 바라본 감나무의 감과 하늘, 그리고 흰구름이 너무 아름다운 색깔의 조화를 만들어 줍니다.


위 사진과 똑같은 배경이지만 스트로보를 터뜨리면 처마틴의 암흑도 광명천지로 보일 수 있는거지요.


긴 겨울의 추위를 위해 준비해둔 장작. 그 위에서 오수를 즐기는 고양이도 장작이 탁탁 소리를 내며 타오를 때의 그 뜨거운 열기를 생각하면 따뜻한 느낌이 드는 모양입니다.


모임을 최초로 주선한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모인 회원들을 보며 아마 흐뭇하고 즐거운 마음이었을겁니다. 그 무거운 백통을 치켜든 자세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여름 한철 힘차게 물을 내뿜어 더위에 지치고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던 생명의 물도 찬서리를 맞으며 그 기운을 잃은듯 조용하지만 본래의 맑고 깨끗한 느낌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