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9일 토요일 밤 11시. 30인승 우등관광버스가 기다리는 대전 월드컵 경기장. 애국가와 함께 영상으로만 봤던 동해 일출을 보기위해 설레임을 안고 편안하게 출발을 했습니다.
대전 이외의 지역에서 탑승하는 몇몇분들을 위해 청주,천안을 거쳐 강원도 동해시 추암해수욕장 주차장에 버스가 도착한 시간은 일출 3시간 여 전인 새벽 4시반 경. 그러나, 가랑비가 약하게 내리는 하늘을 원망 섞인 마음으로 올려다본들 밤새 까칠해진 얼굴에 내려 앉는 차가운 겨울비 외에는 얻는 것이 없었습니다.
1월20일 새벽 5시51분.
그러나, 가랑비가 내리는 날씨를 원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지라 일년 중 가장 춥다는 대한을 하루 앞둔 새벽 바닷가에서 찬바람과 가랑비를 맞아가며, 1시간 반 남짓을 노력한 결과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나마 추암해수욕장을 다녀온 흔적은 남길 수 있었습니다.
아침 7시 27분.
일출시간까지 불과 10여분 밖에 남겨 놓지 않은 시간이건만 하늘은 온통 회색 구름으로 뒤덮인채 무심한 파도만이 애꿎은 바위를 쉴새없이 때릴뿐입니다.
아침 7시 29분
애국가와 함께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아오던 이 형제바위 사이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며 오랜 시간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기다려보건만 아득히 보이는 수평선 어디에서도 빛줄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아침 7시 39분
이미 일출 시간에서 3분여가 흘렀건만 옆으로 눈을 돌려 조선 세조 때 한명회가 강원도 체찰사로 있으면서 그 경승에 취해 능파대라고 일컬었다고 하는 유명한 촛대 바위를 쳐다 보아도 붉은 태양의 기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침 8시 11분.
밤새 먼길을 달려와 동해의 일출을 담기 위해 찬 겨울바람과 싸우기를 마다않던 수많은 진사들.. 이제 훗날을 기약하며 마지막 셔터를 누르는 손놀림이 부산합니다.
진정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실망을 하지 않는다지요.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다음에 또, 그리고 그 다음에 또, 그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아침 8시 13분.
백사장 길이가 150여 미터에 불과한 작은 백사장을 가진 추암해수욕장 [湫岩海水浴場]을 떠납니다. 해변으로 끊임없이 밀려 들었다 다시 물러 가는 저 파도가 마치 다음에 만날날을 기약하며 잠시 이별을 고하는 하얀 손수건 같이 느껴집니다.
오전 11시 24분.
추암해수욕장을 떠나 삼척시 정라항의 곰치국 식당에서 시원한 국물을 곁들인 아및식사로 포만감을 느끼며 대관령 양떼목장을 향해 출발한 일행이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했으나,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발, 그리고 눈꽃축제로 인한 차량의 홍수로 인해 양떼목장 방문이 어려운 여건입니다.
오전 11시 28분.
월요일인 다음날의 생업을 위해서는 폭설로 인해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기 전에 떠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양떼들과의 만남을 후일로 기약하며 대관령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오전 11시 36분.
지난 며칠간 내린 눈이 이미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쌓여있는 눈 속에 파묻힌 나무 숲들을 바라보며 잠깐의 휴식끝에 귀로에 올랐습니다.
낮 12시 23분.
귀로에 잠깐 들린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숲길입니다. 월정사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산에 많이 있는 소나무가 거의 없고 그 대신 전나무가 유난히 많은 점이 특징입니다.
일주문을 지나 월정사를 향해 걷다 보면 좌우에 팔백미터쯤 늘어선 전나무숲길은 원래 월정사 진입로였으나 월정사 측에서 진입로를 우회시킴으로써 지금은 관광의 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적광전과 고려시대 초기인 10세기경의 작품으로 국보 제 48호인 팔각구층석탑.
643년 창건된 월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의 본사입니다.
적광전은 대부분 절의 대웅전에 해당하는 곳으로써, 당초에는 칠불보전(七佛寶殿)이라 불리었으나6.25 전쟁 때 소실되었다가 1968년에 만화스님이 주지로 계실 때 다시 중건된 후, 이름을 적광전으로 바꾸었다고합니다.
비록 당초 목표로했던 추암해수욕장에서의 일출, 그리고 대관령 양떼목장의 양떼를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으나 눈 내리는 겨울 사찰에서의 경건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그 자체로도 휴일 하루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오후 1시 1분.
소리 없이 계속 내리는 눈을 맞으며 월정사를 뒤로 합니다.
최고봉인 비로봉의 고도가 1563m인 오대산에 있는 우통수(于筒水)는 일찍이『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등에서 밝혔듯이 한강의 발원지라고합니다.
불가에서는 이르기를 후덕한 오대산은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이 살고 계시는 지혜의 산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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