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오전 9시 6분.
국립공원 매표소를 지나 신흥사 입구인 일주문 앞에 당도했다.
이른 시간이건만 마지막 가는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한 인파가 줄을 잇는다.
신흥사 [新興寺] 는 1912년부터 본산 건봉사의 말사였으나 1971년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로 종무를 관장(말사 25개 사찰·암자) 본사로 승격되었으며 설악산 외설악의 주찰로 가장 역사가 깊은 사찰이다.
신흥사는 처음 신라 진덕여왕6년 (65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여 처음에는 향성
사라 불렀으며 앞뜰에 9층석탑을 세우고 석가세존의 사리를 봉안하였다. 향성사
라는 명칭은 "중향성불국토"란 뜻을 따서 붙힌 것이다.
이 신흥사에는 창건 당시 주조한 1400년 된 범종과 조선 순조께서 하사하신 청동시루, 극락보전(지방문화재14호), 경판(지방문화재15호), 보제루(지방문화재 104호향성사지3층석탑(보물 제443호) 및 삼불상, 명부전, 선제루, 칠성각 등이 남아있다.
설악산 [雪嶽山]은 높이 1,708m이다. 신성하고 숭고한 산이라는 뜻에서 예로부터 설산(雪山)·설봉산(雪峰山)·설화산(雪華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고, 금강산(1,638m)을 서리뫼[霜嶽]라고 한 것과 관련해 우리말로 설뫼[雪嶽]라고도 하였다. 남한에서는 한라산(1,950m)·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예년 같으면 갈수기인 가을 철에도 맑은 물이 흐르던 이곳에서도 가을 가뭄의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설악산의 오색단풍 중 붉은 색은 단풍나무를 비롯 벚나무, 붉나무, 개박달, 박달나무 등이 만들어 내는 장관이다. 또 노란색은 물푸레나무, 피나무, 엄나무, 층층나무가, 주황색은 옻나무, 신갈나무,굴참나무, 떡갈나무 등이 엮어낸다. 여기에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최고의 절경을 만들어 낸다.
설악산은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있으며, 북쪽으로는 향로봉(1,293m)·금강산, 남쪽으로는 점봉산(點鳳山:1,424m)·오대산(1,563m)과 마주한다. 최고봉은 대청봉이다. 대청봉 남쪽에 한계령, 북쪽에 마등령·미시령 등의 고개가 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1982년 8월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보존지역·관광지로 이름이 나 있다.
국토통일을 염원하여 97년 10월25일 만들어진 신흥사 경내의 통일대불 모습이다.
이곳 부처님의 좌대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16나한상이 모셔져 있고,통일대불 청동좌불상의 몸 안에는 또 다른 부처님 세상인 내원법당이 조성되어 일체 중생을 이익되게하고 안락하게 하리라는 서원을 발하여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을 갖춘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봉안했다.
높이 14.6m, 좌대높이 4.3 m, 좌대직경 13 m, 소요청동 108톤.
절정을 이룬 단풍관광을 위한 인파가 끝이 없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다보니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산재하고,
오전 시간임에도 붉은 단풍을 안주삼아 술에 취해 고성방가에 심취한 인파까지..
국립공원 입장료 징수 등 인원 통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권금성까지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외설악 단풍을 한 눈에 보고자 했으나,
오전 8시경에 구입 가능한 케이블카 탑승 시간이 낮 12시 이후 것이어서 케이블 카 탑승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외설악을 뒤로 했다.
아름다운 단풍을 좀 더 보기 위해 매표소에서 설악동 입구까지 한 시간 남짓을 걷기로 했다.
맑은 물과 오색찬란한 단풍을 마음 속으로 간직한 채 내년에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하며 설악산을 떠난다.
오후 2시 5분.
강원 양양군 오봉산(五峯山)에 있는 낙산사 [洛山寺]를 찾았다.
이곳은 3대 관음기도도량 가운데 하나이며,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로 유명하다.
671년(신라 문무왕 11) 의상(義湘)이 세웠으며, 858년(헌안왕 2) 범일(梵日)의 중건(重建)을 비롯하여 몇 차례 중건을 거듭하였으나 6·25전쟁으로 소실되고 말았으며, 그 후 1953년에 다시 창건했으나 불행히도 2005년 4월 6일에 일어난 큰 산불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었다.
자그마한 소나무들이 그 당시의 아픔을 얘기한다.
이곳 의상대는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도 소개된 관동별곡의 하나이다.
신라시대의 고승 의상(義湘)이 676년(문무왕 16) 낙산사를 창건할 때 좌선하였던 곳에 세운 정자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의 정자는 1925년에 만해 한용운 스님이 다시 지은 것이다.
이곳 주변의 주요 경관이었던 낙락장송이 지난 2005년의 화재 때 소실되어 경관이 훼손된 것이 아쉽다.
홍련암 [紅蓮庵]
낙산사를 세운 의상이 석굴 앞 바다 가운데 있는 바위 위에 정좌하여 지성으로 기도를 드렸다. 그렇게 7일 7야를 보내자 깊은 바다 속에서 홍련(붉은 빛깔의 연꽃)이 솟아오르고 그 속에서 관음보살이 나타났다. 의상이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소원을 기원하니 만사가 뜻대로 성취되어 무상대도를 얻었으므로 이곳에 홍련암이라는 이름의 암자를 지었다고 한다.
오후 4시
1박2일간의 설악산 여행을 마치고 귀가하는길.
첫날 설악산을 향할 때는 해발 529m 인 진부령을 넘었으나 돌아 오는 길에는 좀 더 멋진 단풍을 보기 위해 해발 1,004 m인 한계령을 넘었다.
붉게 타 들어가는 듯한 한계령의 단풍과 더불어 설악산을 떠나며 다음 한 주일간의 활력을 재충전한 주말이었음을 느끼는 뿌듯함이 가슴 속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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