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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으로 붉게 물든 오대산 산행(1)


2009년 9월26일 토요일 오전 10시43분.
아침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앞에서 출발하여
호남,경부,중부,영동고속도로를 숨가쁘게 달려온 길.
3시간 반이 경과하여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해발 850여m의 고지대답게
올 가을 들어 처음 접하는 붉게 물든 단풍잎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오전 11시5분.
당초 계획은 차량을 이용해 임도를 따라
해발 1,400에 육박하는 북대치까지 이동 후
상왕봉,비로봉을 거쳐 적멸보궁-상원사로 이어지는
산행 계획을 세웠으나 상원사주차장에서
차량을 통제하는고로 북대치 아래의
미륵암 입구까지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단풍이 짙어 간다.


해발고도 1,000m를 훌쩍 넘어서면서부터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일찍 붉은 옷으로 갈아 입는
단풍나무의 색깔이 선홍빛을 띈다.


낮12시24분.
해발 1,200 이 넘는 지점인 미륵암 입구
이정표 지점에서 동행한 10여명의 일행과 헤어져
홀로 임도를 버리고 숲길로 들어서서
해발 1,420m지점 두로령 갈림길을 향해
북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인적없는 숲길.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피부에 전해 오는 싸늘한 공기의
감촉이 더 없이 상쾌한 산행이다.


오후 1시11분.
두로령 갈림길을 지나며 상왕봉을 향하는 길은
해발 1,400m대의 서쪽을 향한 완만한 능선 길이다.

엽록소가 분해되어 안토시안이 생성되어 붉어지는
단풍, 그리고, 겉을 가리고 있던 엽록소가 사라지며
노란색을 띄는 나뭇잎들.자연의 신비를 절감한다.


간혹 붉게 또는 노랗게 물든 단풍 사이로 보이는
고산 지대의 능선은 구름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마치 예쁜 여인이 뭇 시선이 부끄러워 얼굴을 감추기라도하듯
부드러운 능선을 휘감고 지나친다.


오후 1시26분.
해발 1,491m라고 새겨진 상왕봉 정상에서 발길을 멈춘다.
비로봉이 있는 남쪽 방향은 짙은 구름으로 덮여 있다.
산길을 걷느라 흘린 땀이 급속히 식어간다.


조금 전 지나온 북서쪽 방향 두로봉쪽의
능선도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물들어 간다.


오후 2시16분.
상왕봉을 지나 오대산 최고봉인 비로봉으로 향하는
산길에는 이처럼 기기묘묘한 형상의 나무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자연히 걸음이 느려진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이곳 해발 1,500m에 달하는
고산 지대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견디어 내었을까?
혹한과 혹서기를 수백번 비나치며 생명력을 지녔던
이 나무도 이제 거의 생명을 다한듯하다.


오후 2시27분.
주목 군락지라는 안내 표지판과 함께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견딘다는 주목 군락을 지난다.
지난 겨울 태백산 눈산행 때 접한 그곳 주목들보다
더 멋진 모습의 주목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오후 2시48분.
멀리 비로봉 정상부가 눈에 들어온다.
산비탈을 따라 기묘한 형상의 가지들을 뻗으며 자란
주목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구름이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700~2,500m 대의 고산에서 자생하는 주목에 대해
흔히들 "살아서 천년,죽어서 천년"이라고들 하는바
이는 목질이 단단하여 잘 썩지 않는 주목의
특징을 잘 표현한 말이라하겠다.


비로봉 정상부를 망원렌즈로 당겨 본다.
정상석 주위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땀을 식히는
산행객들이 여럿 보인다.
여기서 거리가 대략 800여m 이니
앞으로도 20여분을 더 산길을 걸어야 저곳에 닿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