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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히 잠 드신 아버지를 그리며...


2009년 10월 11일 일요일 오후 1시 19분.
서울 신촌의 연세장례식장 11호에 마련된 빈소 입구
우리 3형제가 몸 담은 모임에서 보내 온 근조기들이 하나씩
아버님 빈소 앞에 자리 잡기 시작한다.


하루 전인 10월10일 토요일 오후 4시 반경
부모님 두 분이 살고 계시던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 부근의 자택에서 가까운 병원에
입원하신지 5일만에 급작스럽게 눈을 감은 내 아버지
내 자신 서울이 아닌 대전에서 살다보니
임종을 지키지 못한 점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2009년 10월12일 오후 5시32분.
이미 400여명의 조문객이 다녀 가신 아버님 빈소를
이틀 째 지킨다.
10월13일 화요일 4일장의 모든 절차가 끝날 때까지..


2009년 10월13일 화요일 오전 10시 52분.
연세장례식장 내의 영결식장에서 영결식을 마친 후
우리 가족들, 그리고 장지까지 동행한 몇몇 연세대 교수들을
태운 버스와 영결식 및 묘지 안장식에서의
예배를 도와줄 소망교회 교인들을 태운 버스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의 천주교 묘지인
평화묘원에 도착했다.


오전 10시 54분.
아버지가 누워 계신 관을 실은 캐딜락을 앞세우고
20여년 전 미리 마련해둔 부모님 묘소를 향해
마지막 오르막을 오른다.


오전 10시 57분.
부모님 내외분의 합장을 위해 마련해 둔 묘지.
아버님을 안장하기 위해 봉분의 절반을 예쁘게
파 놓았다.



손자들과 그 친구들에 의해 차량에 실린 관이
묘소로 운반된다.


오전 11시 54분.
모든 장례절차가 끝난 후 품질 좋은 잔디를 구입해
봉분 위에 입힌다.
남향인 묘지에 항상 따뜻한 햇빛이 비치기를 빈다.


우리 4남매의 오늘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내 아버지
자식들 뒷바라지 하시느라 평생 호의호식도 못하시고
87년을 살아 오신 아버지.
하늘 나라에서는 부디 편안히 쉬시기를...
눈물이 한 없이 쏟아진다.


낮12시27분.
가족,친지 등 장지까지 동행한 일행 60여명과 함께
묘원 내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홤금 빛으로 익어가는 가을 들판을 바라보며 묘원을 떠난다.

이곳을 떠나며 형님과 나눈 대화 중
"저녁 때 비가 좀 내려 주신다면 아버님 묘소의 새로 심은 잔디가
좀 더 쉽게 뿌리를 내릴텐데..."
이 소원을 하늘이 들어 주셨는지 저녁때부터 촉촉한 가을비가
대지를 적셔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