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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으로 붉게 물든 오대산 산행(2)


오후 3시7분.
해발 1,563m 비로봉 정상석에 기대어
온산을 울긋불긋 물들여가는 자연의 신비를
만끽하는 저 여인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
아마 지금 마음 속으로도 무한한 평화로움을 느끼리라.

오대산은 연꽃모양으로 둘러선 다섯 개의 봉우리가
편평하게 자리잡고 있다하여그리 부른다.
해발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동대산(1,434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을 말함이다.


오후 3시26분.
비로봉에서 한참동안 휴식을 취한 후
동쪽 방향으로 길을 잡아 적멸보궁쪽으로 이어지는
하산길에 들어선다.
울긋불긋한 단풍터널이 30~40분 걸어 내려가는 동안
계속 이어진다.


생명력을 가진 나무가 기온이 떨어지며
추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잔 가지로 뻗어가는
수분,영양분의 공급을 스스로 막으며 생기는 단풍.

나무의 종류마다 또 각각의 나무마다 단풍 빛깔이 다른 것은
엽록소나 노란색·갈색의 색소 성분이 각가의 나무마다
양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단풍 터널은 이어지지만 상원사에서
적멸보궁을 거쳐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산행로는
나무 계단,돌계단 등으로 정비가 잘 된 탓인지
사람들의 왕래가 무척 많다.
비로봉에 오르기까지와 같은 숲길을 걷는
호젓함은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비교적 많은 산행객들을 만난다.


그러나, 적멸보궁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길 좌우로 비교적 수령이 오래되고
둥치가 큰 주목을 비롯한 고목들이 어우러진
숲의 모습은 장관이다.


비교적 가파른 배리막길로 다리는 몹시 피곤하지만
곱게 물들어 가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각양각색의 단풍이 눈과 마음을 행복하게 해 준다.


오후 4시6분.
큰 공사가 진행중인 적멸 보궁 주위는 너무 소란스럽다.
온통 파헤쳐진 주위 경관을 부처님도 썩 좋아하지는 않을듯.


이곳은 설악산 봉정암, 영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양산 통도사와 함께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이다.

적멸(寂滅)이란 '번뇌가 사라져 고요한 상태'
즉 모든 번뇌를 끊어 마음이 고요한 상태를 말한다.
보궁이란 전(殿)보다 격을 높여 보궁이라 부른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건물 바로 뒤에 사리를 모셨다는 '세존진신탑묘'가 있다.


오후 4시19분.
적멸보궁 바로 아래에 자리한 중대사자암(中臺獅子庵)이다.
서기 643년에 만들어진 적멸보궁이 자리한 곳은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형국이라 하여
용의 머리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선덕여왕 14년(645년) 월정사와 함께 지어졌던 이곳
중대사자암은 적멸보궁을 지키는 역할이 아닐까?


중대사자암의 주불전인 비로전 아래로
비탈진 지형을 활용한 건물 4동이 이어지고,
이 건물들 내부에는 계단을 만들어 계단을 통해
4동의 건물이 내부로 이어진다.

'비로'는 불교에서 '높다'는 뜻으로 쓰인다.
'비로자나'는 모든 곳에 두루 비치는 부처님의 몸 빛'을 뜻하며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신 법당을 '비로전'이라 한다.


오후 4시41분.
오전 산행 출발시에는 주차장에서 우측으로 난
산길로 지나가느라 들리지 않았던 상원사에 도착했다.

705년 통일신라의 성덕왕이 창건하였는데,
성덕왕이 왕자시절이었던 효소왕(692~701)때
신문왕의 아들인 보천과 효명 두 왕자가
오대산에 입산한 인연이 있었는데,

훗날 왕이 된 효명왕자는 다시 오대산을 방문하여
이곳에 '진여원(眞如院)'을 창건하고,
문수보살상을 조성하여 봉안한게 지금의 상원사이다.


국보 제36호인 이곳 상원사 동종(銅鍾)은
현존하는 한국종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종이라 한다.
신라 성덕왕 24년(725)에 조성되어 조선 예종 원년에 상원사로 옮겨졌다.
한국종의 고유한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범종(梵鍾)이다.


오후 5시25분.
상원사를 출발하여 돌아오는 귀가길.
상원사를 말사로 거느린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에서
잠시 발길을 멈춘다.


국보 제48호인 팔각구층석탑[八角九層石塔]과
이곳 월정사의 주불전인 적광전은 2주 전 이곳을 들렀을 때처럼
변함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행복했던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