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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도 : 106년의 신비를 간직한 섬



2009년 3월29일. 일요일 오전 10시 56분.

금년부터 106년간의 일반인 통제가 풀린 팔미도 방문을 위해 도착한 인천 연안부두.

초봄 날씨에 걸맞게 푸른 하늘과 따뜻한 봄바람이 길손을 반갑게 맞는다.

1883년에 개항하여 126년의 역사를 간직한 연안부두.

오후 늦게 이곳 연안부두를 출발해 장장 13시간30분에 걸쳐 제주까지 항해할

오하마나호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띈다.

선체길이 141.5m, 폭 22m. 6300톤의 오하마나호는 21노트

승객 945명.10피트 컨테이너 180개.승용차 50대. 5톤 화물차 40대를 싣고

21노트의 속도로 달리기 위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오전 11시 28분.

700톤급의 유람선 하모니호가 연안부두를 떠난지 20여분.

마무리공사가 한창인 인천대교 주교각 사이로 진입한다.

지난해 8월31일 방문시 주교각 사이 상판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이미 상판공사는 완료된 상태이다.

2개인 주탑의 총 높이는238.5m로 서울 63빌딩(249m)에 육박하며

자동차가 그 위로 달리게 될 상판의 높이는 평균해수면에서 74m라고 한다.



오전 11시경 출항한 선체 길이 60m, 선폭 10.6m 총톤수 700톤인 유람선 하모니호.

정원 553명인 비교적 규모가 큰 유람선 답게 수용인원 150명인 1층 메인 홀에서는

중,노년층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이 한창 무르익는다.

공연 프로그램 중 하나인 러시아등 동구권 출신 무희들의 캉캉춤에 모두들 넋이 빠진듯하다.



오전 11시 39분.

연안부두를 출발한지 30여분이 경과하자 멀어져 가는 인천대교의 모습이 장관이다.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맛들인 갈매기 떼들은 줄기차게 뱃전을 맴돈다.

인간들의 상술이 빚어낸 패스트푸드에 멍드는 대상은 이제 인간만이 아니다.

추악한 인간 주위에 사는 갈매기까지 건강을 해치는 생생한 현장이다.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그레샴의 법칙'이 떠오른다.



오전 11 47.

106년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다 금년 11일부터 개방된 팔미도가 눈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침 간조 때인지라 우측의 작은 바위섬 사이가 물 위로 드러난 모습이다.

행정구역상으로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 산374번지인 이곳 팔미도는 인천항에서 남동쪽으로

15.7km떨어져 있으며 총면적은 75,670(22,890평)이다.

사주(砂洲)에 의해 연결된 두 개의 섬이 마치 여덟 팔(八)자처럼 양쪽으로 뻗어내린 꼬리와 같아 팔미도(八尾島)로 불리어졌다 한다.



거대한 여객기들이 꼬리를 물고 이곳 팔미도 상공 부근에서 랜딩 기어를 내리고

인천공항으로의 착륙 채비를 한다.

잠시도 하늘에서 비행기가 보이지 않을 때가 없을 정도이다.

1일 평균 600여대의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인천공항이 세계적으로도 몇 손가락안에 드는

규모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팔미도에서 전망이 가장 좋다는 천년의 광장이다.

조형물 앞의 표지석에는 천년의 빛 번영의 바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수년 내로 해돋이 명소 중 하나로 발돋움할 수도 있을 정도로 탁 트인 바다 전망이 일품이다.



해발고도 58m의 산(?)꼭대기에 자리 잡은 등대의 모습이다.

현재 해양수산부에서 제공하는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PS: Differential Global Positioning System)이 설치되어 서해안 지역에 대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등대의 역사는 1903년 6월에 설치된 대한민국 최초의 등대가 시발점이다.



등대에서 천년의 광장쪽으로 바라 본 전망이 일품이다.

아마 이런 멋진 풍광 때문에 지난 3월30일 방영된 꽃보다 남자라는 인기 드라마에서도

이곳의 경관이 잠깐 스쳐 지나간 모양이다.



오후 12시 31분.

짧은 시간 동안의 팔미도 방문을 마치고 돌아갈 시간이다.

인천시 지방문화재(제40호)로 지정되어 있는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를 품에 안은 이곳 팔미도.

인천 앞바다에 좁쌀처럼 떠있는 작은 섬이지만 러일전쟁의 주무대였고 인천상륙작전의 중심에 있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사진의 이 작은 바위 동산은 만조가 되면 등대가 있는 본섬과 떨어져 또 하나의 작은 바위섬으로 보이게 된다.



오후 1시 7분

인천항으로 돌아오는 뱃길 우측으로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송도 신도시가 눈 앞에 펼쳐진다.

송도앞바다에 1611만평 부지를 매립하여 2004년 부터 시작된 송도 신도시는 공사는 2014년까지 국제 비지니스 센터, 첨단 바이오 단지, 지식정보 산업단지, 테크노파크로 구성되는 국제도시를 만든다.



총 길이 21.48km 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며, 세계에서도 5~6번째로 긴 다리가 된다는 인천대교 주탑 밑을 다시 지난다.

인천공항과 멀리 보이는 송도신도시를 연결하는 이 거대한 다리는 금년 5월 공사를 마치고

10월경이면 개통될 예정이라고 한다.

인천 앞바다에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오후 1시 23분.

인천항 도착 시각이 임박했지만 1층 메인 홀에서는 여전히 댄스 음악에 맞춰

막춤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중,노년층 관광객들의 즐거움이 이어진다.

비키니 차림의 팔등신 미녀들이 몇몇 합세하여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1년에 고작 한 두번 여행길에 나서는 우리네 서민들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걷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후 3시36분.

연안부두가 식당에서 점심과 휴식으로 한숨 돌린 후 자유공원을 가는길목 차이나타운에는

휴일 오후 여가를 즐기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다.

일명 자장면거리라고도 불리는 우리나라 자장면의 원조가 이곳이다.

지난해 봄 방문했던 일본 고베(神戸)중국인 거리인 이곳 난킨마치(南京町)같은

정돈된 느낌에 비해서는 한국인 특유의 생동감이 넘친다.



맥아더 장군 동상으로 상징되는 봄빛 완연한 자유공원에는 봄을 즐기는 행락객들로 붐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은 인천시민들의 중요한 휴식 공간이다.

얼마 전 보도를 통해 모 단체에서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한바 있다.

그러나, 이념적인 관점에서 보다는 비록 본인들의 생각으로는 부끄러운 역사의 한 부분일지라도 엄연한 역사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훼손한다는 방법론에는 나 자신 찬성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오후 3시 58분.

인천에서의 하루를 마치고 귀가 길에 오른다.

중국인 거리 어느 담벽의 많은 벽화 중 삼국지의 상징적 인물들인 유,관,장 3인의

의형제가 도원결의를 하는 모습을 담은 벽화가 눈길을 끈다.

나이가 가장 많은 관우가 자신보다 어린 유비를 그 인품에 감복하여 형으로 모시던 그 옛날 중국인들의

의리가 요즘 중국 정부나 많은 중국인들의 행태를 보면 말살된 것이 아닌지 하는 씁쓸한 생각을 해 보며 휴일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