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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 물안개,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순천만 S라인 습지 여행


12월이 시작되는 첫날, 초겨울 찬 공기가 옷깃을 사정없이 파고드는 새벽 3시 대전을 출발하여
아침 식사겸 잠깐의 휴식을 위해 머문 전주의 어느 식당. 1/3정도를 남긴 사람과 뚝배기 밑 바닥까지 거의 다
먹어치운 나와의 차이점을 오후 늦은 시간 알 수 있었습니다.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30 여분을 헤매다 겨우 찾은 전북 임실군 운암면 국사봉. 풍경사진에 심취한 진사들의 주요 목표물 중 하나이어서인지 아침 7시가 못된 깜깜한 새벽이지만 사진을 찍는데 최소한의 요건인 삼각대를 놓을 여유조차 거의 없었습니다. 해뜨기 직전인 아침 7시경 산 아래 아득히 보이는 호숫가에 옅은 안개가 피어 오릅니다.


몇발의 눈발이 날릴 정도로 잔뜩 찌푸린 하늘의 구름과 새벽녘 안개로 인해 동쪽 산봉우리로 솟아 오른는 태양은 그 빛을 감춘 채 잠시 붉은 기운을 보여주고는 이내 짙은 구름 속으로 그 모습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비록 구름에 갇혀 그 빛을 뿜어내지는 못하지만 해가 뜬 이후 옥정호 주변의 모습은 고요함 그 자체입니다.

일제 치하인 1931년 중공됨으로써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발전소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던 운암발전소(설비가 노후하여 1985년 폐쇄됨)의 건설로 인해 생긴 "옥정호"는 임실군 강진면과 정읍시 산내면에 걸친만수시 면적이 800만평을 넘는 어마어마하게 큰 저수지이며, 불리우는 이름도 옥정호(玉井湖)외에 운암저수지, 섬진저수지, 산내저수지 등으로 다양합니다.


옥정호를 출발해 전남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에 차를 주차한 후 처음 들른 포장마차. 오전 10시가 다된 시간이었지만 겨울 아침 손이 시릴 정도의 찬 공기속에서 한입 가득 베어 먹는 오뎅, 그리고 입 천장이 데일 정도로 뜨거운 오뎅 국물의 맛..

그 순간만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감을 느꼈지요.


휴일 아침 이른 시간이라 인적이 드문 길 한 가운데 서 있자니 왠지 숙연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1940년대까지는 화석으로만 존재하던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사람 사는 세상에서 처음 발견된 것이 1945년 중국 사천성 양자강 유역 마도계(磨刀溪)에서였다고 합니다.


이곳 담양의 경우 1972년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시 내무부의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때문에 3~4년생 묘목을 가져다 심게되었고, 좋은 토양과 알맞은 기후 아래 매년 1m씩 자라나서 불과 30 여년 후 오늘과 같은 즐거움을 우리들에게 선사하고 있습니다.


메타세콰이어 길 외부에서 바라본 가로수길 모습입니다. 이 사진에 나온 부분이 절반 정도의 길이로 추정되니, 아마도 전체 길이는 약1.5킬로미터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십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무척 아름답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곳으로 느껴졌습니다.


오늘의 등장인물 A. 멋진 사내 중 하나입니다.


오늘의 등장인물 B. 역시 멋진 사내 중 하나입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연인들의 모습입니다. 이 분들은 두분의 승락하에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 여러장의 사진을 받아 적은 이메일로 보내드릴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두분의 행복이 오래오래 이저지기를 바랍니다.


지금 내가 같이하는 이 아름다운 곳에 겨울철 흰눈이 내려 앉으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며, 픽쳐스타일을 '모노크롬'으로 변경하여 셧터를 눌러 보았습니다. 아마도 겨울철에도 느낌은 좀 다를지언정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