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시간이 1시간 이상인 23번 버스를 정림동 버스 정류장에서 30분 이상 기다려 20분만에 도착한 원정역의 첫 모습.
역사로 들어가는 출입구를 막은 흔적이 내 눈에는 꼭 시골극장 영화포스터처럼 보이는 대선 후보자 포스터 틈으로 내비칩니다.
1955.12.1.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후 1970년 9월1일에는 보통역으로 승격을 하기도 했지만
지난 2004년 여객업무가 중단된 데 이어 2006년 6월22일 폐쇄된 역입니다.
역사 옆으로 난 문이 열려 있어 역 구내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역이 폐쇄된지 1년 반이 지났다는게 흔적조차 없이 황폐화된 플랫폼에서도 여실히 느껴집니다.
역사 안쪽 철로에서 바라본 역사 모습입니다.
비록 여객 출입구는 붉은 벽돌로 막아 폐쇄된 역임을 알려주고 있지만, KORAIL소속의 작업차량이 주차된걸로 봐서는
아마도 역사 건물을 선로 보수등 철도 업무를 위해 계속 이용하는듯 합니다.
시골 기차역 앞이면 어김없이 자리 잡고 있는 잡화점과 약방이 이곳 원정역에도 어김없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사를 위해서이기보다는 몇 안되는 동네 주민을 위해 명맥만 이어가는듯 합니다.
비록 휴일이긴 하지만 정오가 넘은 시간에도 문은 잠겨 있습니다.
역 뒤편으로 보이는 아담한 마을은 우리가 흔히 보는 전형적인 농촌 모습입니다.
위왕산 멀리 좌측에 보이는 아담한 봉우리가 "위왕산"이라고 합니다.
호남선을 타고 상경하던 승객들이 위왕산이 눈에 띄면 "아! 이제 대전까지는 왔구나!"라고들 했다고 합니다.
호남선 하행선의 두 번째 역인 흑석리역에서 세번 째 역인 원정역까지 버스로 5분 정도 되는 길에는
이처럼 차량 두 대가 교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길이 절반 정도는 되는 것 같더군요.
행정구역상으로는 대전광역시이지만 여느 시골 못지 않게 경관이 좋은 곳입니다.
원정역에서 1.5km거리에 조선시대 예학의 대가인 동춘당 송준길의 묘가 있는 유서 깊은 곳이기도하고,
손예진과 조승우 주연의 영화 ‘클래식’이 원정역 부근에서 촬영된 것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원정역에서 대전쪽으로 버스로 약 10분 남짓이면 도착하는 흑석 사거리 큰길에서 100m 남짓 북쪽에 위치한
흑석역은 나무 숲에 둘러싸여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었습니다.
내 집 거실보다 좁아 보이는 간이역 대합실에 붙은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를 보면 하루에 4번 기차가 섭니다.
무궁화호 상,하행이 각 2회씩 정차하는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혼자 근무중인 역무원의 양해를 얻어 철길을 가로질러 플랫폼에 나가 서니 옛날 학창 시절 기차여행을 즐겨할 때의 추억이 떠 올랐습니다.
곧게 뻗은 철길을 한참 바라보자니 문득 아무 열차나 올라 타고 먼 여행을 떠나고픈 마음이 생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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