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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참판댁과 산수유 마을

2008년 3월 16일(일) 오후 경남 하동군 최참판댁이 있는 평사리를 찾은 수많은 인파를 보며,
잠시 과거 '더블린 이야기', '율리시즈' 등 세계 명작을 남긴 "제임스 조이스" 한 사람에 의해
더블린이라는 도시가 세계적 관광명소가 된 사실을 부러워했던 나의 젊은 시절을 회상해 보았습니다.

더불어 박경리라는 가까운 진주 출신의 위대한 소설가가 나와 동시대의 삶을 영위한다는 사실에
가슴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소설 토지의 주 무대인 최참판댁 전경입니다.
26년이라는 집필 기간, 그리고 사투리만을 모은 별도의 책 한 권을 포함 17권으로된
우리 문학사상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엄청난 그 작품을
한 권, 한권 기다리며 읽던 지난 시절의 기억을 다시 되새깁니다.


구한말인 1897년에서 1945년까지 약 50여 년에 이르는 기간의 우리 역사를 기록한 대하소설 토지.
지금까지 네번 읽은 책이지만 제가 생을 다할 때까지 여섯 번을 더 읽어 열번 읽은 삼국지 연의와
읽은 횟수를 맞추는게 저의 목포입니다.

할머니인 윤씨 부인의 손에 일끌려, 길상이의 등에 업혀, 그리고 못된 친척에게 쫓겨 만주로 떠나면서
입술을 깨물며 바라보던 평사리의 기름진 논들이 최참판댁 마당에서 눈 앞에 펼쳐집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길상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손을 잡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내려다보던 중년 부인 서희의 모습도 눈 앞에 선하게 느껴집니다.

최참판댁 가까이 마련된 별동의 평사리 문학관.
공간적으로는 경남 하동 평사리에서 만주와 일본 에까지 미치는 소설 토지.
또한 등장인물은 700여 명에 달하며,

이들은 평사리를 중심으로 5세대에 걸쳐 확대되는 인물 관계도를 펼쳐 보이는 대서사시.
우리 젊은이들이 꼭 일을 가치가 있는 책인 것 만은 분명합니다.


과거 조영남의 "화개장터"라는 노래가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기전 업무상 자주 지나다니던
작은 장터가 이처럼 관광명소가 된 사실을 보더라도 비록 대중문화일지라도 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산수유 수확량의 65%를 점한다고 알려진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마을.
축제 시작을 일주일 여 앞둔 탓인지 종요하고 아늑한, 그리고 어머니의 품처럼 조용한 마을입니다.


매화나 벛꽃에서와 같은 화사함과 진한 향기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 은은하고 고상한 기운을 풍기는
산수유의 차분한 느낌 그대로 노란 산수유 망울을 디카와 폰카에 담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이 분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꽃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사람의 아름다움도 진하게 느낍니다.


이 마을의 산수유(山茱萸)는 아주 먼 옛날인 1000 여 년전 중국 산동성(山東省)에 살던 처녀가 이곳으로 시집오면서
처음 심게 된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수령 500년 정도에 되는 나무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과 중국이 원산지인 산수유는 오래 전 한때는 몇 포기만 있으면 자녀 대학 보낼 수 있었다고 하여
대학나무로 불리정도로 살림에 보탬 되는 부자나무 대접 받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산수유의 열매는 다른 과일과 달리 결실이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10월경에 붉은 열매가 완전히 익고 서리가 내릴 때 수확을 한다고 합니다.
열매의 핵을 제거하고 말린 후 볶아 약용. 강장제,수렴제 등으로 이용하게 됩니다.


산수유의 아름다움에 심취하여 친구들과의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던 아름다운 아가씨.
그 모습에 취해 셧터를 누르는 나를 향해 100만불짜리 미소에 곁들여 섬섬옥수까지 보여주는 모습.

휴일 하루의 행복감을 만끽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