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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등산로가 있는 진도군 남단의 작은 섬 접도(2)



2009년 8월22일 토요일 오후136.

이곳 접도 해안 중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곳이라는

작은 여미 해변이 내려다보인다.

코발트색 바다 색깔이 가슴 속까지 스미는 시원함을 준다.



저 바닷가를 홀로 걷는 저 산행객은 무슨 생각을 하며 저 길을 걷고 있는지?

아마도 아름다운 주위 경관에 취해 아무 생각 없이

자연에 동화되어 걸음을 옮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잠시 후 나 또한 저 길을 걸어야 할테니 그 때 나는 어떤 느낌을 받을지..



마치 한밤중처럼 깜깜한 동백나무 군락의 숲길을 지나자

뜨거운 햇살이 내리 쪼이는 곳에는 동백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간다.

내년 초 봄 여건이 허락하면 이곳을 다시 찾아 진한 선홍빛을 띄며 피었다가

때때로 몰아치는 세찬 갯바람을 맞아 후두둑 떨어져 내리는 동백꽃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이곳 접도웰빙등산로의 안내문에는

아기밴바위, 아홉봉우리, 갑판바위, 말똥바위, 쥐바위, 솔섬바위, 병풍바위

등등 수많은 바위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바위 이름 자체보다는

눈으로 보고 느끼는 아름다움으로 족한 것 같다.



작은 여미 해변으로 내려가기 전에

이 부근의 풍광에 취해 오랜 시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머물러 있었다.

자연이라는 예술가가 빚어 놓은 조각품들을 오랜 시간 감상하는

여유를 가져 본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기묘한 바위의 모습들

그리고 그 바위를 가벼운 파도로 간지르는 바닷물의 모습들.

바닷속까지 훤히 비치는 맑은 바다.

코발트 빛 바다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남태평양으로 가야만

꼭 볼 수 있는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된다.



깎아지른듯한 암벽 위 소나무처럼 오랜 시간 선채로

먼 바다와 수평선, 그리고 작은 어선을 관망하는

저 두 산행객들도 아마 나와 같은 웰빙산행의 행복을 느끼리라.



오후 156.

오랜 시간 절경을 망막에 각인하고 마음속 깊이 담은 후

작은 여미 해안으로 내려간다.

해발 150m정도의 높이지만 해안으로 내려가는 산길은 무척 가파르다.



작은 쉼터가 마련된 이곳 해변에 작은 안내판이 붙어 있다.

대도전촬영장이라는 제목과 함께.

1989년 방영된 MBC 8부작 미니시리즈

대도전의 촬영지였다는 설명이다.



철분이 함유되어 있어서인지 붉은 빛을 띄는 바위와

눈 앞으로 펼쳐지는 수평선과 고깃배의 모습들이 마음을 편히 해준다.

대도전 촬영시 임진왜란 당시 사용했던 낡은 돛단배 세척을 수리해

전남 강진에서 이곳으로 옮겨 해적장면과 마적들의 생활모습을 재현했다하니

그럴만한 장소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인상 깊은 풍광이다.



오후 222.

이 곳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한 산행객들이 많이 눈에 띈다.

미처 마음에 모두 담지 못해 정성을 들여 사진 담기에 몰두하는

저 모습이 어찌보면 자연 풍광보다 더 아름다워보인다.



오후 253.

작은 여미 해안을 떠나 다시 암벽 위로 오르느라 흘린 땀을 식히며

멀리 앞을 바라다보니 멀리 큰 여미 해안이 눈에 들어오고

그 끝으로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주차장 부근의 제일수산 건물이 보인다.

제일수산은 광어양식업체로써 남한에서는 가장 큰

광어 양식장을 갖고 있다 한다.



오후321.

맨발 걷기 체험장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큰 여미 해안을 지나

제일수산 주차장 옆의 도로로 들어섰다.

깨끗한 바다,그리고 깨끗한 모래 여름철 해수욕장으로도

안성맞춤일듯하다.

등산복장만 아니라면 그대로 바다로 첨벙하고 싶어진다



귀가할 차량이 기다리는 주차장 주변에는

귀화식물인 금계국이 거대한 군락을 이룬채 피어 있다.

흔히 우리나라 원산이 아닌 귀화식물들이 그렇듯이

달걀 모양을 닮은데다 진한 황금빛을 띄어 금계국이라 불리는

이 꽃도 번식력이 무척 강한듯 최근들어 국도변에서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오후 557.

귀가길 휴식을 겸해 차량이 잠깐 멈춘

진도대교 옆 울돌목휴게소에서 바다가 운다하여 명량이라 불리운

울돌목의 거센 물소리를 들으며 하루의 피로를 푼다.

안간힘을 쓰며 거센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저 유람선이 안쓰럽게 여겨진다.

그러나, 휴가철 막바지 교통정체를 뚫고 먼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 아마 무척 지루한 귀가길이 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