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30일 일요일 오전 10시48분
'자연이 품은 섬'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작은 섬 '내도(內島)'를 찾아
구조라항 선착장에 도착한 시간 짙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잿빛 구름이 햇빛을 막아 주어 더위는 피할 수 있겠지만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멋진 바다 풍경은 기대하기 어려울듯 하다.
오전 11시에 출항 할 정원 98명의 작은 도선이 기다리는 이곳의 행정 구역은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이다.
상당히 불친절하고 고약한 성미의 소유자인 도선 선장이 아주 사소한 일로 어느 승객과 입씨름을 벌이느라
정시보다 조금 늦게 출항한 배가 5분 여를 달리자 남동쪽으로 내도의 모습이 나타난다.
내도 우측 너머로 보이는 작은 섬은 식물원으로 널리 알려진 '외도'이다.
눈길을 우측으로 돌려 남쪽 방향을 바라보니 해발 585m 가라산이 동쪽으로 흘러내리며
함목해변을 지나 바닷가로 삐죽하게 고개를 내 민 갈곶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 동쪽 끝 바다 위에서 멋진 자태를 뽐내는 해금강의 윤곽이 뚜렷이 드러난다.
오전 11시 15분
구조라 선착장을 떠난 작은 배는 불과 10여 분만에 100여명의 승객을
구조라항에서 불과 2km 남짓 떨어진 작은 섬 북단의 내도 선착장에 내려 놓는다.
배 타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멀미 등으로 고통을 받지만
너무 짧으면 도리어 찜찜한 기분이 든다. 화장실 다녀오며 뒷처리를 제대로 못한듯한 기분이랄까?
이곳 내도의 면적은 0.256㎢ 라고 하니 평수로 환산하면 8만평이 채 못되는 아주 작은 섬이다.
해안선길이 또한 3.9㎞에 불과하니 우리 일행처럼 2시간 이내에 섬을 한바퀴 돌기 위해 찾은 이들도 있고,
가족끼리 여유있는 휴식을 즐기기 위해 찾은 이들도 상당 수에 이른다.
선착장과 잇닿은 작은 몽돌해변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곳 내도는 낚시꾼들에게는 꽤 알려진 곳이라 한다.
도다리,학꽁치가 잘 잡히고 감성돔도 심심찮게 잡히는 곳이라는 얘기들을 한다.
내도의 북쪽 끝 지점에서 시계 방향으로 해안선을 따라 섬 일주를 시작한다.
동쪽 해안을 따라 남쪽 끝에 위치한 신선전망대를 거친 후
서쪽 해안선을 따라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총 거리는 대략 2.5km 에서 3km 정도로 추정된다.
오전 11시26분
출발 지점부터 비교적 경사가 급한 오르막 계단길이 이어진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쭉쭉 뻗은 울창한 편백 숲이 잠시 이어진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전혀 부담없는 길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무척 힘든 구간인가보다. 곳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들이 많이 눈에 띈다.
짧은 편백 숲이 끝나고 이어서 울창한 동백숲이 이어진다.
마치 초저녁 어둠이 찾아온듯 동백 터널 속은 어두컴컴하다.
이른 봄날 이곳을 찾은 이들은 아마도 선홍빛을 띄며 낙화한 동백꽃을 밟으며 이 길을 지났으리라.
어두운 동백 터널을 지나자 이번에는 소나무 숲을 지난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발 아래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거제 지심도에서부터 서쪽으로 한산도를 거쳐 여수 앞바다의 돌산도까지 이어지는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의 남해바다는 이처럼 너무나 깨끗하다.
오전 11시 35분
이번에는 대숲이 어두운 그늘을 만드는 터널을 지난다.
대나무의 본고장인 전남 담양의 죽녹원을 지날때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다만 그곳의 대나무에 비해 가늘고 키가 작다.
참고로 대나무는 좀처럼 꽃이 피지 않지만, 필 경우에는 전 대나무밭에서 일제히 핀다.
대나무의 꽃은 대나무의 번식과는 무관한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개화병(開花病) 혹은 자연고(自然故)라고도 한다.
개화 시기는 3년, 4년, 30년, 60년, 120년 등으로 다양하며, 대나무 밭 전체에서 일제히 꽃이 핀 후 모두 고사한다.
30여분 전 배를 타고 출발한 구조라항이 보이는 것을 보니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고도 131m 인
이곳 내도의 거의 정상부까지 오른듯하다.
구조라(舊助羅)는 본래 자라의 목처럼 생겼다 해서 조라목, 조랏개, 조라포, 목섬,
목리 또는 항리(項里)라 불리던 곳이다.
섬 전체가 거의 대부분 소나무,동백나무,후박나무 등 상록수로 덮인 이곳 내도이지만
이 부근에는 각종 활엽수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 중 내 눈길을 끄는 나무는 특이한 모양의 꽃을 활짝 피운 자귀나무 한 그루이다.
추위에 약해 중부 이남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자귀나무를 정원에 심어놓으면 부부금실이 좋아진다는 얘기가 있다.
밤이면 잎이 오므라들어 서로를 포옹한다고 하여 합환수(合歡樹)로 불리기도 한다.
다양한 숲길이 연이어 바뀌는 트레킹 구간이 무척 마음에 든다.
다시 어두운 동백나무 터널로 들어선다.
주위에 인적이 없다면 으시시한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오전 11시40분
내도 섬의 동쪽 끝 지점인 세심전망대에 올라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거제도의 동남쪽 끝단에 위치한 천연해식동굴과 기암괴석의 절경을 자랑하는 서이말의
멋진 경관이 눈에 들어온다.
쥐(鼠;서)의 귀(耳;이)를 닮은 동쪽 끝(末;말) 부분이라해서 '서이말'이라는 이름을 얻은 곳이다.
기암괴석이 멋진 절벽 끝부분을 망원렌즈로 당겨본다.
1944년 1월에 설치된 서이말 등대의 모습이다.
국내에 총 40여개소가 있는 유인등대 중 하나로 3명의 등대원이 근무한다고 알려져 있다.
저 등대에서는 20초마다 1번씩 20마일(38km)밖에서 불빛을 볼 수 있도록 비추고 있어
거제도지역을 항해하는 선박에 항로를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날씨만 좋았으면 서이말 우측 바다 멀리 60~70km 떨어진 대마도가 눈에 들어왔을텐데,
이곳에서 남쪽으로 1.5km 남짓 떨어진 외도에서 바라본 대마도의 모습은
수평선 상에 길게 드러누운 모습이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게다.
하긴 600여년 전 세종 시절 정벌했던 대마도의 형태가 남북으로 60여km 달하는 긴 해안선을 가진 모습이니까.
선착장에서 0.6km 거리에 있는 세심전망대를 떠나 0.7km 떨어진 남쪽 끝의 신선전망대를 향하는 길에서
또 다시 동백나무 터널을 지난다. 좌측 깎아지른듯한 절벽 아래 동백잎 사이로
바위를 때리는 파도 소리가 쉴새 없이 귓전을 때린다.
잠시 이와같은 울창한 밀림이 이어지기도한다.
마치 열대지방에서나 볼 수 있을것 같은 모습이다.
하긴 열대성 식물로 상록수인 팔손이 나무도 눈에 띌 정도이니 따뜻한 남쪽나라임이 실감난다.
울창한 나무 숲 사이로 해안가 모습이 잠시 눈에 들어온다.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이름난 낚시터로 알려진 때문인지
해안선 총길이 3.9km에 불과한 섬 곳곳의 바닷가 바위에는 낚시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젊은 시절 한때 낚시에 심취해 지내던 시절의 손맛이 새삼 그리워 지는 순간이다.
오전 11시52분
세심전망대에서 0.4km를 지나온 지점에서 '내도연인길'이란 이름이 붙은 문을 통과해
남쪽 끝 지점의 신선전망대로 향한다.
연인길이라는 이름이 조금은 생뚱맞은 느낌이 든다. 이런 이름을 붙인 연유가 무엇일까?
작은 문을 통과한 이후 이처럼 걷기 편하고 운치있는 길이 잠시 나타난다.
그러고 보니 연인과 함께 밀어를 속삭이며 걷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길이긴 하다.
다만 지금은 옆에 연인이 없을뿐이다. 오랜 기간 나의 분신처럼 가까이 하는 카메라를 연인으로 치부하기로 한다.
이 나무에는 '어울림나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서로 다른 나무들이 오랫동안 뿌리가 엉키면서 한 나무처럼 자란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는데,
줄기가 가느다란 나무는 동백나무이고, 굵은 줄기의 나무는 '푸조나무'이며
그 둘레를 노박덩굴이 휘감아 오르는 특이한 모습이다.
낮 12시3분
내도의 남쪽 끝 부분에 위치한 신선전망대로 발걸음을 이어 간다.
30여분 이상 산길을 걷느라 더위에 지친 몸이 시원한 바닷바람을 원하고 있다.
바닷가 절벽 위에 만들어 놓은 전망대로 향하는 발걸음이 자연스레 빨라진다.
신선전망대에 도착해 남쪽을 바라다 보면 눈 앞에 식물원으로 유명한 외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그 좌측의 작은 섬은 일명 갈매기섬으로 불리우는 낚시 명소인 '홍도'다.
혹자는 내도의 신선전망대에서 홍도가 보인다는 말만 듣고 전남 신안군 흑산면의 홍도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외도 우측 뒷편 멀리 해금강의 실루엣이 수평선 위해 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해금강 주위를 가까이 살펴 본다.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해금강 우측으로 바람의 언덕,도장포 마을등이 있는 갈곶리가 길게 이어진다.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乫串里)인 저 마을의 예전 이름은 갈곶이 또는 갈도(葛島:칡섬))라 하였는데,
이는 지형이 칡뿌리가 길게 뻗어내린 형상을 하고 있는데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동쪽으로는 30여분 전 세심전망대에서 가까이 바라다 본 서이말 바닷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쪽빛 바닷물을 눈에 가득 담고 돌아갈 생각은 이제 버려야겠다.
잿빛 구름이 오전보다 더 짙어진듯 하다.
신선전망대와 외도가 눈 하나 가득 들어오는 나무 숲 그늘에서
동행한 일행 몇몇과 점심 식사 및 휴식 시간을 갖는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눈 하나 가득 그림같은 경치가 펼쳐지는 곳.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낮 12시30분
점심 식사와 휴식을 끝낸 후 다시 탐방 길에 나선다.
지난 해 또 그 몇해 전부터 떨어져 쌓인 낙엽을 밟으며 걷는 편안한 길.
남쪽 끝에서 오전에 출발한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
이제는 올때와는 달리 섬의 서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이다.
잠시 동안 울창한 풀숲을 지난다.
사람 키에 육박할 정도로 자라는 이 풀은 쐐기풀과의 '왕모시풀'이다.
우리나라 남부지방 바닷가에서 주로 자라는 이 풀은
부드러운 잎은 식용하고 줄기와 껍질은 섬유로 이용하기도 하며
뿌리에서 추출한 성분은 지혈작용 및 항암작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해안가를 따르는 편안한 산책길은 계속 이어진다.
이처럼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계속 접하며 걷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이처럼 울창한 나무숲 속을 지나기도 한다.
동백나무,후박나무 등 짙은 나무잎의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지는 길이 이어진다.
또한 육지에서는 쉬이 접하기 어려운 '왕작살나무'의 연자주빛 꽃도 감상하며 지난다.
주로 내륙지방에서 자라는 작살나무의 경우 잎줄기 및 뿌리를 '자주' 라 하여
어혈,장출혈,자궁출혈,호흡기 감염증,펀도선염 등의 치료에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왕작살나무의 경우는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해안선을 따라 섬을 일주하는 여정도 거의 끝이 가까워 진다.
아쉬운 마음에 이처럼 그림같은 풍경 앞에서 한동안 걸음을 멈춘다.
마음이 편안해지며 몸도 덩달아 가벼워짐을 느낀다. 넓은 바다의 포용력을 절감하는 순간이다.
낮 12시49분
내도의 서쪽 끝부분에 위치한 희망전망대에 올라 서서 남서쪽을 바라보면
눈 하나 가득 바다가 펼쳐지고 그 중앙부 멀리 해금강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의 암반으로 이루어진 부분은 외도의 서쪽 끝 부분이다.
북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좌측 바닷가에 우뚝 솟은 수정산 뒤로 오전에 배를 타고 떠나온,
그리고 잠시 후면 다시 돌아가야 할 구조라항이 눈 하나 가득 들어온다.
당초 목섬, 목리 또는 항리(項里)로 불리던 '구조라'가 지금의 이름을 얻은 연유는 아래와 같다.
조선 성종(成宗) 원년(1470년)에 거제칠진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현재 위치에는 칠진 중 하나인
'조라진(助羅鎭)' 을 두었었는데, 임진왜란 후인 선조 37년(1604) 옥포진 옆 조라에 옮겼다가
효종 2년(1651)에 다시 원상태로 되돌린 일이 있어
그 때부터 "구(舊 :옛 구)조라진' 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아주 가느다랗고 키가 크지 않은 대나무 군락을 지난다.
'신이대'라는 이름표를 붙여 놓았다.
예전부터 낚싯대를 만들 때 썼던'신우대'와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신이대는 여수시 오동도 일대에서 동백나무와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고 있다 하며,
임진왜란 때 화살을 만들던 데서 이름이 유래하였다는 설도 있으나 확실치는 않은듯 하다.
내도 해안선을 따르는 탐방길이 끝나고 마을 뒷길을 거쳐 선착장으로 향한다.
붉게 녹슨 양철 지붕에서 퇴락해 가는 우리나라 농어촌의 현실을 절감한다.
1980년대 한 때는 22가구에 50여명이 살았으며 1964년 개교한 일운초등학교 내도분교도 있었던 작은 섬.
그러나 그 초등학교 분교도 1998년 9월 페교되었고, 199년에는 인구가 30여명으로 줄었던 곳.
이제는 해변가 요충지에는 팬션과 게스트하우스 등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만이 계속 지어지고 있다.
동아시아 원산의 야생화인 이 꽃을 요즈음은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고, 꽃을 중국요리에 사용하며 뿌리를 이뇨·지혈·소염제로 쓴다.
오후 1시7분
내도에서의 트레킹을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와 귀가 배편을 기다린다.
안섬·모자섬이라고도 불리웠던 이곳 '내도(內島)' 는 '외(外:바깥)도의 안에 있다 하여
얻은 이름인데,
옛날 대마도 가까이에 있던 외도(남자섬)가 구조라 마을 앞에 있는 내도(여자섬)를 향해 떠오는 것을 보고
놀란 동네 여인이 "섬이 떠온다"고 고함을 치자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는 전설이 전하기도 한다.
오후 2시29분
내도를 떠나 구조라항으로 돌아온 후 차량편으로 이동한 곳은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에 위치한
해금강 유람선 선착장 주차장. 해금강을 가장 가까이서 살피볼 수 있는 우제봉을 향해
1km 남짓한 거리의 오르막 길을 오른다.
서쪽으로 바다 건너 해금강이 손에 잡힐듯 바라다보이는 길을 따라 오른다.
길섶 텃밭의 해바라기 꽃이 활짝 웃는 얼굴로 탐방객들을 반가이 맞이한다.
초,중,고 시절 미술 시간의 기억이 조금은 남아 있거나, 정서적으로 황폐한 사람이 아니라면
'해바라기' 에서 쉽게 연상되는 것 중 하나가 1890년 47세로 생을 마감한
네델란드 출신의 화가 Vincent van Gogh(빈센트 반 고흐)를 기억하리라.
고흐가 35세에 완성한 작품 '해바라기'에는 '태양과 생명에 대한 예찬'이 잘 담겨 있다.
해바라기에서 풍기는 강한 색조가 위대한 화가를 '조을증'이라는 정신질환으로 몰아갔다니...
주차장에서 1km 거리의 우제봉 바로 아래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온 몸의 땀을 일시에 씻어 준다.
해발고도 107m 인 우제봉(雨祭峯)정상부는 국가 중요통신 시설 등이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다.
저 우제봉엔 ‘서불과차’(徐市過此)의 전설이 담겼다.
서불과차는 ‘서불이 이곳을 지났다’는 뜻. 안내판에 적혀 있는 내용은 이렇다.
기원전 210년께 중국 진시황의 방사였던 서복(徐福)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어린 남녀 3000여명과 함께 남해 연안을 항해하다 우제봉 일대에 머물게 됐다.
서복은 서불의 다른 이름이다.
서복의 선단은 이를 기념해 절벽에 ‘서불과차’란 네 글자를 새겨 넣었다.
그런데 1959년 사라호 태풍 때, 거센 파도가 들이닥쳐 하필 암벽에 새겨진 글씨만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는 것이다.
무인도인 소병대도,대병대도 등을 비롯한 멋진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여차(汝次)라는 특이한 지명은 대병대도, 소병대도 등 8개의 이 섬들을 바라보고 지키는 곳이라는 의미라 한다.
망원렌즈를 이용해 소,대병대도 부근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위로 떠있는 수많은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소,대병도 뒤로는 가왕도,어유도,매물도,소매물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의
수많은 섬들이 바다 위에 점점이 수를 놓고 있는 풍경이다.
우제봉 좌측인 동쪽 바다에는 우리나라 명승 제2호인 거제 해금강(巨濟海金剛)이
멋진 자태를 뽐내며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다.
거제도 남동쪽에 불쑥 튀어나온 갈곶(乫串)이 있는데,
그 끝에서 떨어져 나간 면적 223,992㎡(약 68,000평)인 돌섬이 해금강이다.
지난 2011년 국토해양부에서 공모한 해양조망공간 조성사업에 응모에 선정되어
2012년 2월초 4억4천만원을 들여 조성한 이곳 우제봉 전망대에서
수많은 탐방객들은 멋진 경치에 취해 넋을 놓은듯 보인다.
우측 끝 갈곶에서 이어지는 위치의 높은 봉우리 부근에는 바람의언덕이 있다.
수년 전 그곳 바람의 언덕에서 이곳을 바라보던 멋진 경치가 머릿속으로 떠오른다.
오후 2시47분
해금강 바로 옆 작은 바위인 사자바위를 돌아나가는 유람선의 자태가 활기차 보인다.
저 유람선을 타고 위태롭게 솟은 촛대바위, 십자동굴로 불리는 수로 사이의 푸른 물결에
감탄사를 연발했던 때가 몇해 전이었던가?
조만간 다시 저 유람선을 타고 이번에는 해금강을 바다에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휴일 하루 행복했던 거제도 여정을 마감한다.
위 지도상에 붉은색으로 표시된 구간이 내도에서의 트레킹 구간이다.
위 지도는 내도와 해금강의 대략적인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