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9일 토요일 오후
우리나라 도서지방 중 가장 맑고 깨끗한 바닷물과 청정 공기를 자랑하는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역인 경남 남해군에 위치한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을 찾았다.
행정구역상 경남 남해군 이동면 무림리 산80번지~83번지인 휴양림은
해발고도 400m 정도인 입구부터 울창한 편백 숲이 하늘을 가린다.
일본이 원산인 측백나무과의 상록교목인 편백[扁柏 ]나무는
다른 이름으로 회목(檜木), 히노끼(ヒノキ), 노송나무 등으로 불리우며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뿜어 내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소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의 약 4배를 뿜어낸다고들 한다.
약 66만평방미터(20만평)에 달하는 이곳 편백숲은 40여년 전 묘목을 심어 가꾼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전남 장성의 축령산 편백나무숲의 그것과 비교해도 나무의 품질이 월등하다.
자라는 편백나무의 크기는 위 사진 나무숲 사이를 지나는 사람의 크기와 비교해 보면 쉬이 알 수 있다.
2011년 11월 말 장성 축령산 편백 숲을 직접 다녀온 바 있기에
처음 편백나무를 심은 후 40년간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을 쏟았는지 눈으로 확인되는 부분이다.
장성 축령산의 경우 대부분의 편백나무들이 크기도 작을뿐더러 이처럼 모양새가 늠름하지가 않다.
더구나 일반인들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곳 편백나무숲의 나무들 중 절반 정도는 편백나무가 아닌 삼나무이다.
삼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되며 살균작용도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토피성 피부염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신경 안정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하늘을 찌를듯 쭉쭉 뻗은 편백나무숲을 여유있게 걸어 본다.
코 끝으로 진한 편백나무 향이 계속 밀려 든다. 마음이 너무나 평안해지는 느낌이다.
피톤치드라는 말은 1937년 러시아 레닌그라드 대학(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생화학자인 토킨(Boris P. Tokin)이 처음으로 제안하였다.
그리스어로 '식물의'라는 뜻의 '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cide'가 합해서 생긴 말이다.
삼림욕을 하면 피톤치드가 몸속으로 들어가 나쁜 병원균과 해충, 곰팡이 등을 없애는 구실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늘날도 이것은 일반적인 생각이며, 더구나 최근에는 암 치료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피톤치드의 구성물질이 테르펜을 비롯한 페놀 화합물, 알칼로이드 성분, 글리코시드 등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20여만평에 이르는 편백나무 숲 전체를 다 둘러보는데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짧은 시간으로는 힘들것 같아
북서쪽 능선에 올라 남쪽으로 눈을 돌려본다.
며칠 째 이어진 황사가 섞인 연무로 인해 시계가 불량함이 아쉽다.
날씨가 맑았다면 사씨남정기를 쓴 서포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했던 작은 섬인
노도가 자리잡은 앵강만의 맑고 푸른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다시 울창한 편백나무 숲을 천천히 거닐어본다.
매년 봄이면 전국적인 매화축제가 열리는 전남 광양시 다압면의 청매실농원 일대의 매화나무도
해방 이후 어느 고집스런 선각자에 의해 나무가 심어졌고, 그 결과 우리는 매실의 효능을 알게 되었다.
최근 들어 그 효능이 일반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편백나무의 중요성을
40여년 전에 깨닫고 어린 묘목을 심어 세대가 2차례 바뀐 40년간 가꾸어온 선경지명이 놀랍다.
개인으로는 최초로 편백나무자연휴양림 지정 고시를 받았다 한다.(산림청 고시 제 2012-10호)
그에 따라 이곳 편백숲까지 차량으로 접근 가능한 도로가 완성되는 1년 후 쯤이면
이 아름답고 울창한 편백나무 숲에 며칠씩 묵으며 휴식과 치료를 위한 요양을 할 수 있는
휴양시설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하니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남서쪽 끝부분 도로 개설 예정 표지가 붙어 있는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 편백숲을 조망해 본다.
울창하게 자라는 편백나무 숲 전체를 한 눈에 보기는 불가능할 정도의 넓은 면적이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의 일부만 바라보는 것으로도 마치 내 몸의 모든 병이 치유되는듯 싶다.
따뜻한 봄 햇살과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 청정해역의 맑은 공기를 듬뿍 머금은 봄 바람 속에서
편백나무 잎은 녹색 빛이 더욱 진해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추운 지방과 건조한 지방에서는 자라지 못하는 편백나무.
따뜻한 남쪽나라인 보물섬 남해는 편백나무가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듯 하다.
2시간 여에 걸쳐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의 일부만 둘러 본 후 다음 날 충남지방으로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
아쉬운 마음으로 진한 편백나무 향과 함께 우리 몸을 치유해주는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숲을 떠난다.
다음번에 다시 찾아올 때는 시간 여유를 내어 숲속에서 오랜 시간 머물다 가야겠다.
아직은 휴양림 내의 각종 편의시설 등의 설치를 준비하는 중인지라 안내 이정표 등이 없는 곳이지만
이곳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을 찾으려면 남해 금산과 상주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국도변에 위치한
앵강휴게소를 기점으로 하면 찾기가 수월하다.
6.25, 월남참전 국가유공자 기념탑이 세워져 있는 앵강휴게소 바로 옆의
콘크리트 포장된 임도를 따라 차량으로 해발고도 400m 정도까지 오르는데
5분이 채 못걸린다.
현재까지 차량통행이 가능한 도로가 개설된 지점은 해발고도 약 400m 정도 지점.
도로가 끝나는 곳에서부터 울창한 편백나무숲이 펼쳐진다.
금년 중 이 지점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추가로 개설된 후에는
어린이나 노약자도 이곳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에 쉽게 접근이 가능할 것 같다.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을 떠나 남해읍으로 향하는 길목인 남해군 이동면 무림리 6번지 도로변에는
이와같은 자그마한 편백나무를 가공하여 편백베개와 편백증류액을 만드는 공방이 차려져 있다.
40여년 전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헐벗은 산에 직접 편백나무 묘목을 구해다 심고 가꾼 이 분.
객지인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바쁜 와중에도 주말마다 천리길을 달려 내려와 나무를 가꾼 그 고집.
이런 고집스러운분 들 덕분에 오늘날 우리 산야는 녹음이 우거지게되었다.
이제 40년 이상된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에서 자란 편백나무만으로
제대로 된 진짜 효능있는 편백베개와 편백증류액을 직접 만들어 보급하기 위해 공방을 차렸다 한다.
옮기게 될 예정이라 한다.
이제는 일을 놓고 은퇴하여 편안한 노후를 즐길 나이이건만
40여년 전 20대 후반의 나이에 헐벗은 산에 편백나무 묘목을 심기 시작한 고집스럽던 그 분은
오늘도 이곳 공방에서 편백나무를 직접 만져야 직성이 풀린다.
요즈음 대형백화점 등 곳곳에서 팔리는 이른바 '편백베개'의 대부분은
톱밥에 가까운 정체불명의 나무를 속에 넣은 것을 여러 번 보았었다.
그런데, 40여년 전부터 고집스럽던 이 분은 직접 키운 40년 이상된 편백나무를 이렇게 가공해 나간다.
새끼 손가락 굵기 정도의 정사각형 형태로 가공된 편백나무 더미에서 전해지는 진한 편백향에
잠시 넋을 잃는다.
육면체 편백나무 토막으로 다시 가공된 후 베개속에 넣어진다.
베개 하나에 들어가는 이 사각형 편백나무 원목 칩의 갯수는 대략 1만개 정도라 한다.
편백향 물씬 풍기는 편백베개를 베고 잠이 들면 아마도 꿈속에서는
아름다운 숲의 요정이나 백설공주쯤은 쉽사리 만날 수 있을듯 싶어진다.
편백나무는 잎이 사철 푸르른 상록수이다.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따뜻한 남쪽 나라인 이곳 남해의 경우
이와같은 편백나무의 짙은 초록빛이 없다면 아마도 겨울산은 우중충한 잿빛으로만 보일게다.
활엽수가 모두 떨어진 후 겨울산을 풍요롭게하는 것 또한 편백나무의 매력이다.
이곳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공방에서는 싱싱한 편백나무 잎과 더불어
이처럼 윤기 나는 편백나무 원목을 생수를 이용하여 쪄낸 후 증류액을 만들고 있었다.
공방 내 별도의 증류액 추출 작업장 내부에는 깔끔한 스테인레스 반응 시설이 만들어져 있다.
스테인레스 반응조 내부에서는 편백나무 잎과 원목을 생수로 쪄 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진한 편백나무 진액이 반응조 내부에서 끓어 오른다.
생수로 쪄낸 편백나무 원액이 이번에는 다른 과정을 거쳐 기화된 후 증류액으로 만들어진다.
오로지 고집스레 엄선한 40년 이상 수령의 편백나무 진액이 최종 증류과정을 거쳐 한 방울씩 떨어진다.
옆에서 잠시 지켜보는 동안 느린 속도에 감질이 날 지경이다.
그러나 속도는 느릴지라도 증류액은 조금씩 고인다.
마치 강산이 네번 변한다는 40년 세월동안 고집스레 편백나무를 가꾸어온 그분의 옹고집처럼...
어떠한 첨가물도 함유되지 않은 생수로 쪄낸 후 증류 과정을 거친 증류액이 조금씩 모인다.
공방 내 먼지 등 외부 불순물과 차단된 시설 내부에 진한 편백향이 은은히 퍼져나가며
외부 투시창으로 증류액의 양이 점점 불어남이 보인다.
만들어진 증류액은 100ml 및 50ml 용량의 작은 용기에 담아 판매중이었다.
50ml,100ml 각 몇개씩을 구해 들고 기쁜 마음으로 귀가길에 오른다.
개선장군이 승리 전리품을 챙긴 후의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공기 탁한 서울 한복판에서 매일 나쁜 공기를 마시며 생활하는
두 아들에게 내 마음을 담아 선물해야겠다.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신 분 중에서 편백나무 숲을 먼발치에서라도 보그픈 분이 계실까하여
지도상에 위치를 표시한다.
편백나무가 자라는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의 주소는
경남 남해군 이동면 무림리 산80~83번지이며
편백베개와 편백증류액을 만드는 공방이 자리한 주소는 이동면 무림리 6번지이다.
후기: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을 다녀 온 다음날인 3월10일 일요일에는
매주 주말이면 으례 그러하듯이 충남 홍성군 홍북면에 위치한 용봉산 산행을 다녀왔다.
하루 전인 토요일에는 낮에 106년만에 찾아온 초여름 날씨를 보이더니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낮 기온이 4~5도에 머무는 겨울날씨에 세찬 바람까지 불어왔다.
산행이 끝난 후 충남 보령 천북항으로 석굴 구이를 먹으로 갔다 추운 바닷바람을 맞은 때문인지
밤 9시 귀가했을 때 갑자기 재채기와 콧물이 심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토요일에 구해 온 편백나무 피톤치드 증류액을 양쪽 콧속에 두어번씩 분사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숙면을 취한 후 평소와 같은 시간인 아침 5시10분 잠에서 깨었을 때는
어젯밤 심하던 재채기와 콧물이 씻은듯이 나아버렸다.
편백나무는 물론 편백베개, 편백증류액에 대해 궁금하신분들을 위해
20대 후반부터 편백나무를 심어 40여년간 편백나무를 고집스럽게 키워온 그 분의
소박하면서 꾸밈없는 홈페이지 주소를 소개한다.
보물섬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홈페이지 주소 : http://www.tj88.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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